"새 정부, 중국을 알아야 한다" [조평규의 중국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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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IPEF 참여, 중국 보복 가능성 점화
한국, 독자적인 힘 길러 대응해야
IPEF 참여, 중국 보복 가능성 점화
한국, 독자적인 힘 길러 대응해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그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현대차 오너도 만나 미국 투자를 요청했습니다. 중국 부상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경제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우리도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
중국은 IPEF에 대해 '아태지역을 미국 패권주의 앞잡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THAAD(사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한 데 따라 중국은 여전히 오만한 보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중국은 공식·비공식적으로 뒤끝 있는 보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IPEF에 참여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중국이 반발한다고 해서 크게 의식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철저하게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산업 구조상 중국산 원부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이 상당합니다. 물론 우리가 반도체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등을 무기로 날카롭게 대응할 경우 중국도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
우리는 한중간 산업과 품목 간 동조화(커플링) 정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다양한 출구 전략과 대응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작년 요소수 사태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경우,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은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 성공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에서 핵심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중국은 넓은 국토 면적과 15억명에 달하는 인구,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조종하고, 우리 안보와 경제적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나라입니다.
중국은 경제력이나 군사적인 하드파워(Hard power)가 강하지만 우리가 겁만 먹고 있어서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유와 시장경제 그리고 민주국가라는 소중한 가치를 가진 나라입니다. 또 미국과 오래되고 강력한 한미동맹을 맺고 있어, 중국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미국에만 의존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국에 우리 스스로 알아서 기는 자세로는 우리 자존심은 물론, 우리가 가진 것조차 지키기 어렵습니다. 중국이 우리를 자기 마음대로 대하는 것은, 우리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 맞서고자 하는 의지와 전략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정권에서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다양한 보복을 당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우리 대통령을 '혼밥' 하도록 해 조롱하고, 수행 기자를 폭행해도 항의 한번 못했던 일과 '3불 약속' 등 거론조차 하기 부끄러운 일입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는 중국 속국이었다'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맹이 강조되는 시대에, 중국은 제대로 된 동맹이나 우방국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중국은 강한 것에는 약하고, 약한 것에는 강하게 나오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미국과 강한 동맹관계와 경제적 연대를 유지하고 있지 않으면, 중국은 한국을 자국 이익을 위해서라면 말도 안 되는 요구와 겁박을 할 나라입니다.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보복이 지속됨으로써, 반중(反中) 정서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반중심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물론 인도, 베트남 등 중국과 국경을 접한 나라들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납니다. 반중 정서만으로는 중국을 대적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도, 중국은 만만한 나라가 아닙니다.
이웃 나라가 비이성적이고 국제적인 룰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만 해서는, 우리가 얻을 것은 없습니다. 중국이 국제 사회로부터 비난받고, 국내적으로 많은 문제점과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우리가 다행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중국이 우리보다 국격(國格)이 높고, 스마트하고 겸손하다면, 우리가 그들 품에 빠질 수 있는 소지가 큽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중 관계는 개선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 내에 중국을 대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가나 배짱을 가진 인사가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중국이 반발하거나 보복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당당한 태도로 중국에 대응해야 합니다. 중국 눈치를 보다가는 우리 이익이나, 자존심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일시적인 충격이나 위험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을 이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국민이 단결해서 중국에 대응하는 정부를 지지해야 합니다. 정부는 중국에 대적할 수 있는 능력과 배짱을 가진 인재를 선발해 적재적소에 배치, 활용해야 합니다. 민간이나 기업에서도 영어는 물론 중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중국에 정통한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싱크탱크를 조속히 구축해야 합니다. 중국을 알지 못하고는 중국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중국은 IPEF에 대해 '아태지역을 미국 패권주의 앞잡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THAAD(사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한 데 따라 중국은 여전히 오만한 보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중국은 공식·비공식적으로 뒤끝 있는 보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IPEF에 참여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중국이 반발한다고 해서 크게 의식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철저하게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산업 구조상 중국산 원부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이 상당합니다. 물론 우리가 반도체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등을 무기로 날카롭게 대응할 경우 중국도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
우리는 한중간 산업과 품목 간 동조화(커플링) 정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다양한 출구 전략과 대응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작년 요소수 사태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경우,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은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 성공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에서 핵심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중국은 넓은 국토 면적과 15억명에 달하는 인구,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조종하고, 우리 안보와 경제적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나라입니다.
중국은 경제력이나 군사적인 하드파워(Hard power)가 강하지만 우리가 겁만 먹고 있어서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유와 시장경제 그리고 민주국가라는 소중한 가치를 가진 나라입니다. 또 미국과 오래되고 강력한 한미동맹을 맺고 있어, 중국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미국에만 의존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국에 우리 스스로 알아서 기는 자세로는 우리 자존심은 물론, 우리가 가진 것조차 지키기 어렵습니다. 중국이 우리를 자기 마음대로 대하는 것은, 우리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 맞서고자 하는 의지와 전략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정권에서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다양한 보복을 당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우리 대통령을 '혼밥' 하도록 해 조롱하고, 수행 기자를 폭행해도 항의 한번 못했던 일과 '3불 약속' 등 거론조차 하기 부끄러운 일입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는 중국 속국이었다'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맹이 강조되는 시대에, 중국은 제대로 된 동맹이나 우방국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중국은 강한 것에는 약하고, 약한 것에는 강하게 나오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미국과 강한 동맹관계와 경제적 연대를 유지하고 있지 않으면, 중국은 한국을 자국 이익을 위해서라면 말도 안 되는 요구와 겁박을 할 나라입니다.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보복이 지속됨으로써, 반중(反中) 정서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반중심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물론 인도, 베트남 등 중국과 국경을 접한 나라들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납니다. 반중 정서만으로는 중국을 대적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도, 중국은 만만한 나라가 아닙니다.
이웃 나라가 비이성적이고 국제적인 룰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만 해서는, 우리가 얻을 것은 없습니다. 중국이 국제 사회로부터 비난받고, 국내적으로 많은 문제점과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우리가 다행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중국이 우리보다 국격(國格)이 높고, 스마트하고 겸손하다면, 우리가 그들 품에 빠질 수 있는 소지가 큽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중 관계는 개선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 내에 중국을 대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가나 배짱을 가진 인사가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중국이 반발하거나 보복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당당한 태도로 중국에 대응해야 합니다. 중국 눈치를 보다가는 우리 이익이나, 자존심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일시적인 충격이나 위험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을 이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국민이 단결해서 중국에 대응하는 정부를 지지해야 합니다. 정부는 중국에 대적할 수 있는 능력과 배짱을 가진 인재를 선발해 적재적소에 배치, 활용해야 합니다. 민간이나 기업에서도 영어는 물론 중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중국에 정통한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싱크탱크를 조속히 구축해야 합니다. 중국을 알지 못하고는 중국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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