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 사진=연합뉴스
공공기관 직원이 본인의 기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공익)이 '2번남'이라는 이유로 "괴롭히고 싶다"는 글을 친(親)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2번남은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20대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공공기관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A 씨는 3일 민주당 성향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희 회사에는 공익이 한 명 있다. 그리고 제가 그 담당자"라며 "이 친구가 시키는 일은 꼬박꼬박 다 하고 할 거 없을 땐 휴대폰을 보며 논다"고 했다.

A 씨는 "공공기관이 다 그렇듯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에 회사 분들은 '무난한 공익'이라며 좋아한다"며 "회사 다니다가 왔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회성도 있는 친구"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이 친구 '2번남'이더라. 핸드폰 켜둔 채로 어디 갔길래 슬쩍 봤더니 디씨(디시인사이드) 그것도 해외 야구 갤러리가 켜져 있었다"며 "심지어 카톡 알람에는 '일베어'가…"라고 했다.

이어 "더 이상 볼 것도 없다고 생각해서 다음 날부터 업무를 만들어 줘봤는데, 평소 할 일이 많이 없어서인지 꼬박꼬박 다 하더라"며 "그 능력이 아까울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를 좀 더 괴롭히고 싶은데 방법이 있겠냐"며 "연·병가 제한한다던가, 1초만 늦어도 복무 연장 5일 시킨다던가, 커뮤니티 여러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다"고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 씨의 기대와 달리 네티즌들은 "대놓고 직장 내 괴롭힘 방법을 묻는 거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생각이 다르다고 괴롭히면 되겠냐", "공사 구분 못하면 난감하다", "2번남 상사가 A 씨를 괴롭혀도 다 받아들이실 거냐", "멀쩡하게 일 잘하시는 분을 일부러 괴롭힐 필요가 있겠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A 씨는 "제 생각이 너무 짧았고, 굉장히 잘못된 글을 썼다"고 사과하면서 본문을 삭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