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촉은 페이스북에서만?'…공정위의 GM 제재 전말 [박한신의 CAR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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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2016년 4월부터 대리점이 페이스북 외 다른 온라인 채널에서 광고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경쟁 제한 행위를 했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GM에 시정명령을 내린 근거다. 대리점의 ‘자유로운 판촉행위’를 막아 대리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경영활동 간섭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왜 한국GM이 페이스북에서만 온라인 판촉을 하도록 했을까. ‘온라인 판촉=온라인 판매’는 아니지만, 현재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는 비용 등의 이유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옮기고 싶어한다. 온라인 판매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대리점의 활동을 한국GM이 막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GM과 페이스북이 같은 미국 기업이어서 그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부당한 경쟁 제한 행위’를 주도한 것은 한국GM이 아니라 이 회사의 대리점 연합체인 ‘대리점발전협의회’였다. 유동인구·거주인구 등 오프라인 요소에 근거해 운영하는 대리점들이 먼저 ‘SNS 활동지침’을 한국GM에 요구한 것이다. 그 골자가 바로 ‘페이스북이 아닌 온라인 매체에 광고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온라인 판촉 경쟁이 심화하면 공간 제한 없는 온라인에서 ‘과도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열정적인 부산 대리점 직원이 서울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는 식이다.
그렇다면 왜 페이스북이었을까. 네이버 등과 달리 페이스북에서는 자동차 판촉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페이스북에서만 하라’가 아니라 ‘온라인에서는 하지 마라’가 취지였던 셈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는 한국GM 대리점들의 판촉행위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결국 한국GM은 오프라인 기반 ‘나눠 먹기’를 위한 대리점 연합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 해명도 일견 이해가 가기는 한다. 법적으로는 한국GM과 대리점 간 거래에서 경영간섭 행위(SNS 활동지침)가 발생했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는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대리점발전협의회는 대리점과 한국GM 거래에서 아무런 법적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공정위 또한 저간의 사정을 알아서인지 과징금까지 부과하지는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자동차 판매 시장에는 다른 경쟁사들도 많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들만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결국 대리점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발언의 대상이 한국GM인지 대리점발전협의회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맞는 말이다. 국내에서 한국GM의 점유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스로 경쟁을 제한할수록 향후엔 판매 기반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추세와 달리 ‘갈라파고스’처럼 온라인 판매를 거부하는 국내 판매업계 전체에도 해당할 수 있는 말이다. 테슬라는 이미 온라인에서만 차를 판매하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반발로 산업의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는 ‘공멸’만 초래할 뿐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GM에 시정명령을 내린 근거다. 대리점의 ‘자유로운 판촉행위’를 막아 대리점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경영활동 간섭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왜 한국GM이 페이스북에서만 온라인 판촉을 하도록 했을까. ‘온라인 판촉=온라인 판매’는 아니지만, 현재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는 비용 등의 이유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옮기고 싶어한다. 온라인 판매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대리점의 활동을 한국GM이 막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GM과 페이스북이 같은 미국 기업이어서 그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부당한 경쟁 제한 행위’를 주도한 것은 한국GM이 아니라 이 회사의 대리점 연합체인 ‘대리점발전협의회’였다. 유동인구·거주인구 등 오프라인 요소에 근거해 운영하는 대리점들이 먼저 ‘SNS 활동지침’을 한국GM에 요구한 것이다. 그 골자가 바로 ‘페이스북이 아닌 온라인 매체에 광고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온라인 판촉 경쟁이 심화하면 공간 제한 없는 온라인에서 ‘과도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열정적인 부산 대리점 직원이 서울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는 식이다.
그렇다면 왜 페이스북이었을까. 네이버 등과 달리 페이스북에서는 자동차 판촉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페이스북에서만 하라’가 아니라 ‘온라인에서는 하지 마라’가 취지였던 셈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는 한국GM 대리점들의 판촉행위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결국 한국GM은 오프라인 기반 ‘나눠 먹기’를 위한 대리점 연합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 해명도 일견 이해가 가기는 한다. 법적으로는 한국GM과 대리점 간 거래에서 경영간섭 행위(SNS 활동지침)가 발생했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는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대리점발전협의회는 대리점과 한국GM 거래에서 아무런 법적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공정위 또한 저간의 사정을 알아서인지 과징금까지 부과하지는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자동차 판매 시장에는 다른 경쟁사들도 많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들만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결국 대리점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발언의 대상이 한국GM인지 대리점발전협의회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맞는 말이다. 국내에서 한국GM의 점유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스로 경쟁을 제한할수록 향후엔 판매 기반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추세와 달리 ‘갈라파고스’처럼 온라인 판매를 거부하는 국내 판매업계 전체에도 해당할 수 있는 말이다. 테슬라는 이미 온라인에서만 차를 판매하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반발로 산업의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는 ‘공멸’만 초래할 뿐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