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3월 말 자원순환본부 조직을 신설하고, 전담 임원으로 함경우 담당을 선임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3월 역할 중심으로 임원 체계를 운용하기 위해 부사장 미만 상무, 전무 직급을 담당으로 통합했다.
함 담당은 올 초까지 GS에너지 부장으로 재직하다가 고려아연에 전격 영입됐다. 1985년 4월생으로, 올해 만 37세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1974년 고려아연 창립 이래 역대 최연소 임원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고려아연은 제련기업 특성상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평가다. 연공서열도 중시됐다. 실제로 등기임원을 비롯한 전체 임원 41명 중 30~40대 임원이 6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규모에 비해 기업의 주요 정보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 ‘은둔의 기업’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오너 3세’인 최 부회장(1975년생)이 2019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리사이클링, 2차전지 소재 등 세 가지 분야를 핵심 신사업으로 키우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비전으로 내걸고 있다.
지난 4월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팀 단위의 조직 체계를 본부 단위로 개편하고, 임직원 직급을 통합한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 방안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함 담당 영입은)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함 담당은 GS에너지에 두 차례 입사한 특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란 그는 윌리엄스칼리지 수학과를 졸업한 후 GS에너지에 입사했다. 이후 회사를 그만둔 후 미국 예일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그러다가 다시 GS에너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함 담당을 각별히 아꼈던 경영진의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 담당이 올 초 고려아연에 합류한 것도 최윤범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GS, LS등 범LG그룹과 고려아연 오너 일가는 오래 전부터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사무실에는 LG 가전제품만을 들여놓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측에서 GS그룹에 M&A를 전담할 유능한 인력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자, GS측에서 함 담당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상무는 고려아연에서 자원순환 관련 M&A 업무를 전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신사업의 일환으로 폐배터리·전자제품에서 금속자원을 뽑아 상업화하는 자원순환 사업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