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플레도 덮친다…올들어 대기업 월급 13.2% 상승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올해 1분기에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이 4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물가가 큰 폭으로 뜀박질하면서 임금이 뛰고 재차 물가를 자극하는 임금 인플레이션(Wage Inflation)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임금 총액은 694만4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3.2%(81만2000원) 늘었다. 임금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 경기 초호황으로 정보기술(IT)업체 성과급이 급증한 2018년 1분기(16.2%) 후 처음이다. 임금에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 상여금, 성과급, 학자금 등이 포함된다.

전체 근로자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임금은 408만4000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7.2% 증가했다. 분기 상승률 기준으로 역시 2018년 1분기(7.9%) 후 가장 높았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자동차와 반도체, 금융업체의 성과급이 급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빗발치는 임금 인상 요구도 임금 인상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와 집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실질 구매력이 떨어진 이들 세대가 임금 상승을 요구한 결과다. LG그룹과 배터리 화학 대기업들의 임금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임금 총액이 3445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65.6%나 뜀박질했다. 한화솔루션 임금 총액은 같은 기간 55.3% 상승했다.

치솟는 임금이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1분기와 비교해 5.4% 올랐다.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