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포켓몬빵에 다시 열광할까. ‘후라이드 치킨’ 하면 왜 다들 새하얀 정장을 입은 노신사(KFC 할아버지)를 떠올릴까. 오래전에 나왔지만 소비자에게 다시 사랑받는 브랜드와 제품이 있다. 비결이 뭘까.

《다시 팔리는 것들의 비밀》을 쓴 그레그 크리드, 켄 멘치는 그 비결로 ‘R.E.D.’를 꼽는다. R.E.D.는 relevance(연관성), ease(용이성), distinctiveness(특이성)의 약자다. 저자들은 “브랜드에 R.E.D.를 더하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마지막 순간에 당신의 제품을 떠올리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 크리드는 KFC, 피자헛, 타코벨을 소유한 글로벌 기업 ‘얌! 브랜드(YUM! BRAND)’의 전 최고경영자(CEO)다. 멘치는 현재 이 회사 최고마케팅책임자(CMO)다.

미디어 정보분석 업체 닐슨에 따르면 소비자가 광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비율은 75%에 이른다. 10명 중 2~3명만 광고와 브랜드를 정확히 연결지어 기억한다는 얘기다. 책은 R.E.D. 전략을 활용해 브랜드를 제대로 각인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 연관성(R)은 ‘시장과 관련이 있는가’에 해당한다. 연관성을 따질 때 소비자들은 ‘무리’로 움직인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하거나 속하기를 원하는 무리에 가까이 가고 싶어 하는 만큼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고려해 시장 관련성을 검토해야 한다.

용이성(E)은 ‘접근하기 쉬운가’를 뜻한다.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는 것은 배로 치면 모든 돛 중에서도 가장 큰 돛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특이성(D)은 ‘경쟁 제품과 차별화되는가’를 의미한다. 독특한 캠페인을 펼칠수록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쉽게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과욕은 금물이다. 이들은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하나씩 우선순위를 정해 고쳐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강조한다. “오래됐지만 낡지 않은,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가. R.E.D. 전략을 실천해 나간다면 당신에게도 기회가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