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장충남·육동한…성과와 실력으로 '줄투표' 바람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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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세훈 시장 돌풍'에도
민주 정원오 성동구청장 3선
주민친화 '밀착 행정'으로 명성
장충남, 경남 유일 민주당 군수
'해저터널 추진' 성과 인정
'靑 감찰무마 폭로' 김태우는
'민주 강세' 강서 구청장 탈환
남양주 주광덕·춘천 육동한 시장
교차투표 힘입어 당선 성공
민주 정원오 성동구청장 3선
주민친화 '밀착 행정'으로 명성
장충남, 경남 유일 민주당 군수
'해저터널 추진' 성과 인정
'靑 감찰무마 폭로' 김태우는
'민주 강세' 강서 구청장 탈환
남양주 주광덕·춘천 육동한 시장
교차투표 힘입어 당선 성공
지방선거에는 ‘줄투표’라는 말이 있다. 유권자가 광역단체장을 누구로 뽑을지 정하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까지 모두 같은 당 후보를 줄줄이 찍는 현상을 뜻한다. 6·1 지방선거에서는 지난 3월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이 호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광역·기초단체장을 석권하는 줄투표가 도드라졌다.
줄투표가 통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60.9%를 몰아줬지만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택한 서울 성동구가 대표적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아무리 중앙정치 바람이 거세도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지지를 얻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의 3선 도전은 결코 쉽지 않았다. 6·1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으로부터 불과 85일 만에 치러졌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 기준으로는 23일 만이다. 정권에 대한 ‘견제론’보다 ‘안정론’에 무게가 실린 점은 야당 소속인 정 구청장에게는 분명히 악재였다.
성동구가 지난 10년간 대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선 ‘신흥 부촌’으로 변모한 것도 민주당 후보에게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의 성동구 득표율(60.9%)은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74.4%) 서초구(72.3%) 용산구(64.9%) 송파구(64.7%)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다. 그럼에도 성동구민 중 상당수는 ‘서울시장 오세훈, 구청장 정원오’라는 일종의 교차투표를 했다. 정 구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국 중앙정치 바람이 아닌 주민의 ‘효능감’이 승패를 좌우한 것”이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주민친화적인 ‘밀착 행정’의 달인으로 꼽힌다. 그는 성동구청 홈페이지에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고 직접 애로사항을 듣는다. 하루에 문자가 400통 가까이 쏟아지는데도 이틀 안에는 모두 답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영남권의 유일한 민주당 단체장이 된 장충남 경남 남해군수(60)도 이목을 끈다. 장 군수는 56.1%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남해군민은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에게 63.5%를 몰아줬다. 장 군수 역시 당적과 관계없이 ‘일 잘하는 군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해와 전남 여수를 잇는 해저터널을 추진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 성과를 냈다. 경찰대(1기) 출신으로 경찰수련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 당선인, 주광덕 남양주시장 당선인(이상 국민의힘 소속), 육동한 강원 춘천시장 당선인(민주당) 등도 해당 지역 주민 다수가 다른 정당 광역단체장 후보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당선에 성공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재직 당시 ‘유재수 감찰 무마’를 폭로해 ‘조국 저격수’로 통한다. 그가 당선된 강서구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3연임을 했고, 현역 국회의원 3명 모두 민주당일 정도로 민주당 선호도가 강했다.
‘민주당의 성지’로 꼽히는 경남 김해와 세종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나왔다. 홍태용 김해시장 당선인(57)은 2010년 경남도의원, 2016년과 2020년 총선에 출마했으나 번번이 낙선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서거한 뒤 김해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민주당 정치인 강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민주당 소속 허성곤 시장과 격차를 약 15%포인트 벌리며 12년 만에 탈환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3선에 도전한 이춘희 시장(민주당)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줄투표가 통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60.9%를 몰아줬지만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택한 서울 성동구가 대표적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아무리 중앙정치 바람이 거세도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지지를 얻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60%에도 구청장은 민주당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54)은 지방선거 직후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서울에 몰아닥친 ‘오세훈 돌풍’ 속에서도 민주당 소속으로 57.6%를 얻어 구청장 3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정 구청장의 3선 도전은 결코 쉽지 않았다. 6·1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으로부터 불과 85일 만에 치러졌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 기준으로는 23일 만이다. 정권에 대한 ‘견제론’보다 ‘안정론’에 무게가 실린 점은 야당 소속인 정 구청장에게는 분명히 악재였다.
성동구가 지난 10년간 대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선 ‘신흥 부촌’으로 변모한 것도 민주당 후보에게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의 성동구 득표율(60.9%)은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74.4%) 서초구(72.3%) 용산구(64.9%) 송파구(64.7%)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다. 그럼에도 성동구민 중 상당수는 ‘서울시장 오세훈, 구청장 정원오’라는 일종의 교차투표를 했다. 정 구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국 중앙정치 바람이 아닌 주민의 ‘효능감’이 승패를 좌우한 것”이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주민친화적인 ‘밀착 행정’의 달인으로 꼽힌다. 그는 성동구청 홈페이지에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고 직접 애로사항을 듣는다. 하루에 문자가 400통 가까이 쏟아지는데도 이틀 안에는 모두 답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영남권의 유일한 민주당 단체장이 된 장충남 경남 남해군수(60)도 이목을 끈다. 장 군수는 56.1%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남해군민은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에게 63.5%를 몰아줬다. 장 군수 역시 당적과 관계없이 ‘일 잘하는 군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해와 전남 여수를 잇는 해저터널을 추진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 성과를 냈다. 경찰대(1기) 출신으로 경찰수련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동환 경기 고양시장 당선인, 주광덕 남양주시장 당선인(이상 국민의힘 소속), 육동한 강원 춘천시장 당선인(민주당) 등도 해당 지역 주민 다수가 다른 정당 광역단체장 후보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당선에 성공했다.
‘盧 성지’ 세종·김해에선 국힘 당선
6·1 지방선거에서는 특정 정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이른바 ‘험지’에서 당선된 사례도 적지 않게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당선인(47)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구청장을 민주당에서 되찾아오는 데 성공했다.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재직 당시 ‘유재수 감찰 무마’를 폭로해 ‘조국 저격수’로 통한다. 그가 당선된 강서구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3연임을 했고, 현역 국회의원 3명 모두 민주당일 정도로 민주당 선호도가 강했다.
‘민주당의 성지’로 꼽히는 경남 김해와 세종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나왔다. 홍태용 김해시장 당선인(57)은 2010년 경남도의원, 2016년과 2020년 총선에 출마했으나 번번이 낙선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서거한 뒤 김해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민주당 정치인 강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민주당 소속 허성곤 시장과 격차를 약 15%포인트 벌리며 12년 만에 탈환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3선에 도전한 이춘희 시장(민주당)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