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과 매물 적체 파고가 높아진 서울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택경기 선행지표인 경매시장에선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90%대로 주저앉았다. 매매수급지수는 4주 연속 떨어졌다.

3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4.4%로 전달(105.1%) 대비 1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 3월(83.3%)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집값 불안에…경매 인기 '시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작년 10월(119.9%)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 지난 4월 8.8%포인트 상승하며 100%를 넘어섰다. 새 정부 출범과 부동산 규제 완화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부동산 선행지표인 경매시장이 먼저 움직인 것이다.

한 달 만에 낙찰가율이 다시 10.7%포인트나 내려앉으면서 주택시장 하향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정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 심리를 반영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은 5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90.2로 집계했다. 지난달 첫째주(91.1) 이후 4주 연속 내림세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면 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절세 매물이 증가하는 와중에 매수세까지 꺾이면서 서울 지역에선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주택 매매 시장에는 6만2157건의 매물이 쌓였다. 한 달 전인 지난달 3일(5만5733건)에 비해 11.5% 늘었다.

심은지/이혜인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