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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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3천8백만 원대(2022.05.31 현재)를 오르내리고 있다. 2021년 11월 8천2백7십만 원의 고점을 찍은 후 50% 이상 폭락한 가격이다. 2009년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하기 시작한 이래 세상에 암호화폐 시대를 열어 온 비트코인은 누가 뭐래도 암호화폐 시장의 표준이며 미래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나머지 알트코인 가격도 오르고 가격이 내리면 다 같이 떨어졌다. 이렇게 암호화폐 세상의 표준이 비트코인이라는 것에 대하여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부동의 2인자로 자리 잡은 것이 이더리움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말 중국에서 발발한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은 초유의 팬데믹 사태를 맞아 무제한 양적완화로 대응했으나 이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공급망 붕괴와 점차 높아져가는 인플레이션으로 FED(미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고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한마디에 세계 증시는 요동치며 그 여파는 가장 먼저 암호화폐 시장을 덮쳤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시장 리스크가 커지면 보유한 자산 중 변동성이 크고 불안정한 자산부터 정리한다. 가장 먼저 등락폭이 크고 불안정한 암호화폐를 던지고 다음으로 펀더멘탈이 취약한 소형 주식을 처분하고 비교적 펀더멘탈이 우량한 대형주와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는 부동산은 잔뜩 움켜쥐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미‧중 무역전쟁까지 이어지는 혼란한 상태에서 투자자 심리는 암호화폐와 까마득하게 멀어진 상태라 할 수 있다. 설상가상 스테이블코인 루나와 테라의 폭락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을 아예 그로기 상태로 몰고갔고 결국 비트코인까지 고점 대비 50% 이상 폭락했고 애당초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다수의 전문가들은 개당 1만 불 이하까지 폭락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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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시점에서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역사를 보면 대혼란의 시기는 항상 위기와 기회가 공존해 왔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현자(賢者)들은 커다란 부(富)를 일구어 왔다.위기가 오면 우리는 역사를 통해 가르침을 얻는 것이 현명하다. 형태와 시기는 달랐지만 역사는 늘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어 왔고 투자자 심리는 튜립 버블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투자 초보자일수록 투자 대상의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한없이 떨어질 것 같은 공포심에 무작정 투매를 시작하고 주식이 오르기 시작하면 하늘 끝까지 오를 것 같은 착각에 서둘러 추격 매수에 나선다.

거의 100년 전인 1929년 화폐수량설을 주장하며 계량경제학의 토대를 닦은 당시 최고의 석학인 예일대 교수 ‘어빙 피셔’는 “미국 증시는 다시 내려갈 수 없는 고점을 넘어서고 있다”라는 얘기로 이미 충분히 달아 오른 주식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피셔의 발언 한달 후 미국 증시는 대공항의 시작을 알리는 대폭락 사태를 시작하였고 그 후 미 증시는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고점 대비 무려 90%나 하락하게 된다. 이른바 대공황 시대의 도래다.

그보다 200년이나 앞선 1720년 남해버블이 꺼지자 만유인력의 주창자이자 위대한 물리학자인 아이작 뉴턴은 “천체의 움직임은 예상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예측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으며 이렇게 인간의 투자심리는 공포와 탐욕을 오가며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형성되어 있다.

인간의 이런 반응은 수만년 지구상에서 살아남으며 체득한 본능인데 숲속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일단 냅다 튀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배워 왔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이는 최선의 생존 기법이었으며 이러한 반응은 인간의 DNA에 깊숙이 새겨져 우리 대부분은 팔랑 귀에 매수하고 루머에 매도하는 안타까운 투자 메커니즘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투자의 세계는 언제나 냉혹하기 짝이 없고 시장은 늘 개미 투자자들의 피(血)를 먹고 살아 왔으며 악마는 항상 약한 놈부터 잡아먹었다.

그러나 인류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누구나 실시간으로 전 세계 모든 투자정보를 접할 수 있으며 현재의 투자 환경은 과거와 많이 다른 게 아니라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지식수준과 정보의 양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실시간 정보 획득의 속도 역시 전문가 집단보다 크게 차이가 없다. 결국 투자자의 눈높이는 상당히 높아졌으며 거기에 더해서 투자 대상도 이미 전 세계 시장으로 확대되어 집안에 앉아 전 세계 그 어느 시장에도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 이유로 과거와 달리 미 연준의 빅스텝과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붕괴 및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가격은 아직도 3만 불 수준에서 강력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으며 다우지수 역시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한 폭락 저점을 회복한 후 아직은 크게 하락하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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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들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신천지의 등장을 기대하며 메타버스 세상에서 암호화폐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비하여 페이스북은 사명까지 '메타'로 바꾸었다.

그뿐 아니라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을 서두르고 있으며 12억 5천만의 인구를 지닌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루피(₹)의 CBDC 발행을 공식화 하면서 최근 CBDC의 점진적인 발행과 보급을 발표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일반 암호화폐와 성격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두 화폐 모두 암호화폐 지갑(cryptocurrency wallet)을 통해 주고 받을 것이며 그 거래 내역은 실시간으로 원장에 기록된다는 공통점이 있고 CBDC는 중앙집중식 서버에서 관리되고 일반 암호화폐 대부분은 탈중앙화된 분산 서버에 기록된다.

우리가 현실세계 거래에서 현찰을 주고받듯 앞으로 암호화폐와 CBDC는 각 개인의 지갑에서 지갑으로 전 세계 그 어느 누구에게나 실시간으로 전송될 수 있을 것이기에 국경이 사라지고 세계가 단일 시장으로 연결되는, 인류가 과거에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와 규모의 시장 형성과 문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인류는 조개, 돌, 비단, 향료 등을 가치교환 수단으로 사용하다가 이어 금화,은화 등 동전 화폐시대와 지폐를 거쳐 이미 신용카드 등 디지털화폐를 실물 경제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법정화폐 이외에도 기업은 필요에 의해 이미 자신의 플랫폼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및 페이(Pay) 형태의 디지털 화폐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 아마존페이와 스타벅스 별 포인트는 어지간한 국가의 1년 예산을 훌쩍 뛰어 넘을 정도의 대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세상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모든 국가의 중앙은행은 국가 통치 수단의 최후의 보루인 법정화폐의 권위에 도전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용납해 오지 않았다. 비트코인 이전인 1996년 온라인의 활성화와 더불어 서비스를 시작했던 e-Gold가 한때 연 20억 달러까지 그 거래량을 늘렸으나 미 재무부는 불법 자금세탁에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이 서비스를 순식간에 강제 폐쇄했고 해당 기업의 CEO를 형사고발 했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무죄로 판결 받았지만 이미 사업은 풍비박산 사라졌으며 이외에도 e-Cash 등 몇몇 업체가 디지털 화폐에 도전했으나 그때마다 미 정부는 국가의 화폐발행권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 미국 모기지 사태로 번진 금융위기의 극복을 위한 FED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반발한 나카모도 사토시는 탈중앙화된 화폐 ‘비트코인'을 만들어 놓고 홀연히 사라진다. e-Gold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며 이로 인해 이른바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2014년 캐나다의 천재 비탈릭 부테린은 최초로 ICO 방식을 통해 개발자금을 모으고 이더리움을 공개했다. 이후 전 세계에 우후죽순으로 진행된 ICO는 2018년을 정점으로 거대한 암호화폐 시장을 형성했으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실패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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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비트코인은 생성 12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멈추거나 해킹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때 시총도 1조 달러를 넘어섰고 현재 비트코인 지갑숫자는 이미 4,000만개를 훌쩍 넘을 정도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사용자를 늘려왔다.

모든 산업은 일정한 부침과 격변을 겪은 후 자리를 잡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은 향후 지금보다 더 떨어지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은 기존의 e-Gold나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발행 주체가 없다는 가장 큰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 주체가 없다는 것은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며 국가가 비트코인을 없애고 싶어도 압박할 대상이 없다는 의미다.

과거 미국이 e-Gold의 CEO ‘더글라스 잭슨’을 형사 고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접게 만들었고 루나의 발행자 권도형씨를 압박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암호화폐는 발행자와 그 단체의 구성멤버가 공개되어 있는 상황이라 여차하면 각국은 협력하여 발행자(단체)를 압박하고 해당 암호화폐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 발행 주체가 없으며 이미 전세계 4,000만 명 이상의 보유자가 있기에 이들 모두를 압박 할 수 없으며 실시간 보유자가 바뀌고 있기에 책임을 물을 대상이 존재하지 않아 가장 완벽하게 탈중앙화된 화폐는 오로지 비트코인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2022.05.31 현재 비트코인 노드(분산원장 서버)는 16,000개 수준인데 이마저 전 세계에 고루 분포되어 있어 노드 운영자조차 추적하고 가려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메타버스 세계에 쓰일 대표적인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와 같이 느린 블록생성 속도 등의 문제는 조만간 기술적 개선으로 반드시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금(金)보다 훨씬 큰 가치보전의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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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거래의 수단으로서의 가치보다는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는데 과거 미국과 같은 세계 최강국조차 발행된 달러의 양에 비례하는 금을 실제로 보관하고 있는지 여부를 세계 각국이 의심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달러를 금으로 바꾸러 유럽에서 대거 몰려오자 1971년 닉슨 대통령은 급기야 금 1온스를 35달러에 고정시킨 금본위제인 브레튼우즈협정을 파기하고 세계는 변동환율제도로 바뀌게 된다.

지난 몇년간 많은 화폐가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하며 금과 페깅(pegging)되는 암호화폐 또는 달러와 페깅되는 암호화폐를 표방했으나 발행한 암호화폐에 상당하는 금이나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투명하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신뢰를 잃었던 사례가 빈번하다. 현재 전 세계 금시장의 크기는 약12조 달러(한화 1경5천조 원) 수준인데 금은 대표적인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 위상을 유지할 것이다.

필자는 메타버스 세계가 본격 펼쳐진다면 메타버스 세계에서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사용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스테이블 코인이나 DeFi 등 해당 사업의 기반이되는 안전자산이 반드시 필요한 금융거래에서 비트코인은 금보다 투명한 담보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브래튼우즈 협정을 파기한 미국의 예에서 확인되듯 금본위를 표방하지만 실제로 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비트코인은 해당 지갑 주소를 공개하는 방법으로 지갑에 해당 담보물이 예치되어 있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담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타버스 시대에 금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 가치저장 수단으로 책임질 주체가 없는 비트코인 외에는 찾기 힘들다고 판단된다.

또한 지금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비트코인에 문제가 생길 경우 암호화폐 산업 전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존재는 독보적이며, NFT, DeFi, DAO 등 모두 서비스는 비트코인이 존재하고 그 가치가 있어야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 3만불대는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다시는 이 가격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 한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신근영(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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