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정자동에서 가장 오래된 한솔마을3단지 한일아파트가 재건축을 본격 추진한다. 분당에서 시범단지 재건축 이슈가 뜨거운 서현동에 이어 정자동도 재건축 바람이 불기 시작한 셈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솔마을3단지 한일아파트는 이달 초 입주자대표회의 주도로 입주민 92%의 동의를 얻어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0일까지 추진위원장과 임원을 모집한다.

한솔마을3단지 한일아파트는 분당 정자동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 단지다. 1993년 10월 입주한 아파트로 내년에 재건축 연한 30년을 맞이하는 만큼 사전준비를 시작해 재건축 과정을 단축하겠다는 의도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재건축 여건이 됐을 때 분당 내 다른 단지들과 비교해 너무 늦지 않도록 발맞춰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일아파트는 지상 최고 23층, 7개 동, 416가구 규모(전용면적 77~157㎡)다. 수내초, 수내중 등이 도보권에 있고 단지 1㎞ 거리에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 정자역이 있다. 가구 수가 적은 편이지만 용적률이 154%로 분당 아파트 전체 평균 용적률(184%)보다 낮아 재건축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당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서현동 시범단지는 용적률이 187~202%에 달한다. 정자동 S공인 관계자는 “가구 수가 적어 주민들 간 의견 일치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라며 “용적률도 낮아 대단지를 형성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세도 오름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한일아파트 전용면적 102㎡ 매매가는 지난달 20일 15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2년여 전(2019년 7월) 매매가(9억2500만원)보다 67% 올랐다.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13억8500만원에 거래돼 2년여 전(2020년 6월) 가격에서 58% 올랐다.

정자동 단지들은 재건축 논의 초기 단계다. 정자동 정든마을 정든우성4단지는 지난 3월 말 재건축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분당재건축연합회에 가입했다. 정든우성4단지는 1995년 1월 준공해 아직 28년 차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