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단연 주가 상승에 있다. 주식분할은 자본의 증가 없이 발행 주식의 총수를 늘리고, 이를 주주들의 보유 주식수에 따라 나누어주는 것을 이르는데, 지나치게 오른 주가를 투자자가 사들이기 쉬운 수준으로까지 낮춰 개인 주주를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주식분할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은 주식 분할 발표 이후 12개월 동안 평균 25.4%의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S&P500의 평균 수익률은 9%에 머물렀다.
5일(현지시간) 머니와이즈는 주식 분할을 결정한 기업들은 액면분할 발표 이후 일 년이 채 흐르지 않은 각각 3개월과 6개월 사이에도 이 같은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식분할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알파벳과 아마존은 발표 다음 날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2월 2일 알파벳은 주식 분할 계획을 발표했고, 다음 거래일에 7.5% 상승했다. 아마존은 지난 3월 9일 주식 분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다음 거래일에 주가가 5.4% 올랐다.
이날 매체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오늘날 증시에 대내외적인 악재가 가득한 만큼, 주식분할이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몇 안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주식분할에 나설 경우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들로 부킹홀딩스, 서비스나우, 트랜스다임그룹을 꼽았다고 보도했다.
먼저 대표적인 여행주인 부킹홀딩스는 팬데믹 초기부터 큰 타격을 입었다. 2020년 초 주가가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올 들어서도 주가는 5% 하락하는 등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킹홀딩스는 Booking.com, Priceline, Agoda, Rentalcars.com, Kayak 및 OpenTable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 침체기 속에서 부킹홀딩스의 사업 규모는 발전을 거듭했다. 2021년 부킹홀딩스 전체 여행 예약 총 거래액은 766억 달러로 2020년 대비 116% 뛰었다. 한편 총매출은 61% 급등한 110억 달러를 기록했다.
부킹홀딩스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주당 2,335.87달러에 거래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부킹홀딩스에 대한 투자등급을 매수로 매긴 상태이며, 목표가격은 3,100달러로 종가 대비 33% 올려잡은 수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꼽은 두 번째 기업인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서비스나우'는 장기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은 종목이다. 주가는 지난 5년 동안 370% 이상 뛰었다.
이유는 서비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에 있다.
올해 출시된 서비스 모델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는 구독 기반 수익이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했다. 1분기 구독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급증한 16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총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7억 2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현재 서비스나우의 경영진과 운영 전략,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나우 측은 올 한해 구독기반 수익이 전년대비 30% 가까이(+28.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주가는 올 들어 21% 하락했다. 서비스나우의 주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2.44% 하락한 492.48달러서 거래를 마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서비스나우에 대한 투자등급을 매수로 매겼고 목표가격을 680달러로 정하며 앞으로 38%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꼽힌 트랜스다임그룹은 상업과 군용 항공기 부품을 만드는 항공우주 제조 회사다. 점화 시스템 및 엔진 기술부터 화물 적재와 각종 배송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앞선 두 개 기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 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상당한 가격결정력에 있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제품군이 오로지 트랜스다임그룹에서만 제공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매체는 트랜스다임의 가장 최근 보고된 분기 순매출이 13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고 전했다. 주당 순이익은 3.86달러로 전년대비 50% 뛰었다.
트랜스다임의 주가는 올 들어 4%대 하락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616.35달러서 거래를 마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트랜스다임에 투자등급을 ‘매수’로 매겼고, 종가 대비 28% 올려잡은 790달러를 목표주가로 설정했다.
한편 주가 분할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증시 전반에 대한 월가 전망은 밝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액면분할과 관련된 호재가 겹겹이 악재로 둘러싼 증시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이연정기자 rajjy55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