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저축은행들도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은행보다 과감하게 예·적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매달 꼬박꼬박 불입하는 적금보다 한꺼번에 목돈을 예치해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예금의 금리가 더 높아지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88%다. 한 달 전(2.59%)보다 약 0.3%포인트, 1년 전(1.64%)에 비해서는 약 1.2%포인트 올랐다. 특히 같은 날 기준으로 1년 만기 정기적금 평균 금리(연 2.49%)보다 0.4%포인트 높았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때마다 발빠르게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도 고액 예금 고객의 이탈을 막고자 정기예금 금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저축은행에선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정기예금에 대해 1년 만기 연 3.15%,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연 3.16%를 주고 있다. 현재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하나저축은행의 비대면 전용 ‘세바퀴 정기예금’과 동원제일저축은행의 ‘정기예금’으로 1년 만기 이자율이 연 3.4%(단리·세전)다. 만기 때 한꺼번에 이자를 받는 복리식 상품으로 가입하면 연 수익률이 3.45%까지 올라간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회전정기예금을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최고 연 3.36% 금리를 주는 특판을 총 1000억원 한도로 진행 중이다. 가입기간은 2~5년이지만 회전 주기인 12개월만 지나면 해지해도 정상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1년 만기를 계획하고 가입해도 된다. 이 밖에 스마트저축은행의 비대면 전용 ‘e-정기예금’은 1년 만기 연 3.35%, 다올저축은행의 ‘e회전정기예금’은 연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티끌 모아 태산’을 실천하려는 금융소비자를 위한 적금에서도 연 5%대 금리가 등장했다. KB저축은행은 첫 거래 고객에 한해 100일 동안 최대 2000만원까지 넣고 최고 연 5% 금리를 받을 수 있는 ‘KB꿀적금’을 판매 중이다. 매일 최대 20만원까지 100일 동안 납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가 연 2.2%, 첫 거래 우대금리가 연 2.8%다. 이 우대금리는 선착순 1만 계좌에만 적용한다.

페퍼저축은행의 모바일 전용 ‘페퍼스2030적금’도 1년 만기에 최고 금리 연 5%를 제공한다. 기본금리도 연 3.5%로 높은 편이다. 여기에다 페퍼저축은행 입출금계좌에서 이 적금으로 6회 이상 자동이체하면 1%포인트, 마케팅 동의를 하면 0.5%포인트를 합쳐 총 1.5%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NH저축은행이 2000계좌 한정 특판으로 내놓은 ‘NH FIC 올바른지구 정기적금’ 역시 기본금리 연 2.5%, 각종 우대조건 충족 시 최고 연 5%를 준다. 친환경 실천서약서를 쓰면 0.3%포인트, 마케팅에 동의하면 0.2%포인트, FIC Bank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적금 신규일로부터 3개월 내 10만원 이상 결제하면 2%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두 상품 모두 납입 한도는 월 30만원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