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고가 아파트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부자들의 매수세가 서울 한남동과 강남권 랜드마크 단지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한 채에 50억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건수와 거래 금액 모두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지난해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거래금액은 총 9788억2853만원이다. 전년(2020년) 거래금액인 2957억2400만원에 비해 3.3배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50억원 이상 주택 거래 건수도 51건에서 158건으로 3.1배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가장 많았던 기초자치단체는 강남구로 거래액 3949억7853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용산구(2980억7000만원), 서초구(2095억6000만원), 성동구(822억2000만원) 순이었다. 동 단위로 보면 거래액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은 용산구 한남동이다. 한남동에는 전년(1259억2000만원)보다 2.2배 증가한 2810억7000만원의 거래액이 몰렸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한남동 ‘한남더힐’이 첫 100억원이 넘는 거래가 나오면서 부동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남더힐 전용면적 240㎡는 110억원(3층)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77억5000만원에 거래됐었는데 불과 1년 만에 32억5000만원이 급등한 것이다. 한남더힐은 고급 빌리와 주택이 모여 있는 단지다. 대기업 총수와 연예인이 다수 사는 곳으로 유명하고, 대통령 관저가 들어서는 기존 외교부 장관 공관과도 가깝다. 한남동의 경우 한남3구역을 필두로 한 뉴타운 개발사업이 한창이어서 미래 가치가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초고가 아파트는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고 매매가 상승세도 중저가 아파트보다 가파르다”며 “올해는 새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기로 한 만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