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인구 추계 기준 809만 명.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40대(1973~1982년생).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정치 색채를 지닌 세대로 평가받는다.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부터 올해 6·1 지방선거까지 20년간 한결같이 더불어민주당(계열)을 지지하며 불혹(不惑)의 정치 편향성을 보인 이들이 진보 진영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현 40대는 자신들이 20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30대 때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주며 정치 효능감을 체화했다. 지난 1일 치른 지방선거에서도 40대의 61.4%(17개 광역자치단체장 기준)가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학계에선 나이가 들수록 보수 성향을 드러낸다는 연령 효과(age effect)를 거스르는 대한민국의 첫 세대가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금 40대가 1990년대 초 받은 세대명 코드는 ‘X’. ‘탈권위·탈이념·탈정치 DNA로 무장한 신인류’(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역사에 등장한 첫 개인주의 세대’(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다. 3저(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경제 호황과 외환위기라는 축복과 불행을 동시에 안고 성장한 세대,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에 모두 능통한 유일한 세대라는 집단적 특성도 지닌다.

우리 사회 최장기 주류(主流) 파도에 올라탄 586세대(5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와 공정·분노의 에너지로 뭉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 놓여 앞과 뒤가 다 막힌 ‘낀낀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586세대와 교류하며 이념적 접점을 이뤘지만, 현 40대가 가진 감성의 촉수는 두 세대를 갈라놓는 명확한 경계선이다. MZ세대로부터는 ‘586 부하’ ‘젊은 꼰대’라는 비아냥을 듣기 일쑤다.

그럼에도 현 40대의 정치 색채만큼은 선명하다. 조국 사태, 부동산 가격 폭등 등 당시 여당발 악재와 잇따른 공정 논란 속에서도 이들의 민주당 지지세는 꺾이지 않았다. 사회·정치학자들의 관심도 이 지점에 모인다. 40대가 진보 색채를 계속 유지할지, 점차 보수화의 수순을 밟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다는 의미의 X세대, 우리 사회 40대의 존재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