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가지 임차인 유지전략

부동산자산관리를 ‘임차인을 유지하는 업무’로 정의할 정도로 임차인 유지(tenant retention)가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빌딩투자가들 대부분은 대략 70~75%의 계약갱신율을 표준 지표로 삼고 투자의사 결정을 한다고 한다. 나머지 25~30%의 임차인 중 얼마나 많은 임차인을 빌딩에 계속 유지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빌딩의 임대수입이 달라지고 수익성도 달라진다.
60대 후반의 A씨는 서울 강남에 4층 빌딩을 20년 넘게 보유하고 있다. 4층 빌딩이다 보니 빌딩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4층 임차인들은 4층까지 걸어서 올라와야 하는 불편은 있었지만 빌딩이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그 동안은 공실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주변 경쟁빌딩들이 하나 둘씩 리모델링을 하면서 경쟁의 장이 A씨에게 불리하게 전개됐고 약 2년 전부터 공실로 남아있는 4층 일부 임대공간은 현재까지도 채워지지 않고 공실로 남아있다. 임대문의는 많았지만 결정적으로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남아있는 것이다.
A씨는 매년 계약갱신 시기만 도래하면 혹시나 3층과 4층 임차인이 떠난다고 하지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A씨는 공실의 근본원인인 엘리베이터 설치 문제는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은 채 경기만 회복되면 다 해결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에만 의지하고 있다. 주변 경쟁빌딩보다 열악한 조건에서는 임차인을 신규로 유치할 수도 기존 임차인을 장기간 유지할 수도 없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없다면 임대료나 관리비를 인하해주고 제공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경쟁빌딩과 공평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오피스 임대차계약기간은 2년으로 미국(5년)보다는 짧은 편이다. 그나마 계약기간이 1년인 중소형빌딩보다는 낫다. 계약기간이 2년이라는 것은 매년 약 50%의 임대차계약이 계약갱신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나 많은 임차인이 계약을 갱신하는가, 즉 임차인 유지율에 따라 빌딩이 흑자를 낼 수도 있고 적자를 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빌딩 임대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임차인 유지율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임차인 유지전략 8가지를 간략히 소개한다.

1. 공평한 경쟁시장의 장을 만들어라.
연구결과에 따르면, 떠나는 임차인 대부분은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경쟁빌딩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경쟁빌딩으로 이전한다고 하는 것은 임차인이 임대공간, 임대차계약 또는 관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임차인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경우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해도 주변 경쟁빌딩으로 이사하는 것은 얼마든지 막을 수가 있다. A씨 소유 빌딩처럼 경쟁력이 없다면 먼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2. 임차인 이탈비용을 이해하라
신규로 임차인을 유치하는 비용이 기존 임차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약 6배의 비용이 더 발생한다고 한다. 임차인이 떠나면 공실기간 동안의 임대료 손실, 페인트 칠, 등기구 교체 등의 임차공간 개보수 비용과 중개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한다.
3. 임차인이 떠난 이유를 파악하라.
임차인이 왜 떠났는지를 아는 것은 임차인 유지율 극대화 노력에 아주 중요한 정보다.
4. 서비스의 중요성을 이해하라.
미국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부동산자산관리(Property Management)에 만족한 임차인의 재계약 가능성이 그렇지 못한 임차인보다 3배 이상 높다고 한다.

5. 선제적으로 소통하라
임차인의 니즈와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임차인을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6. 경청하라
임차인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임차인의 관심사항과 요구사항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7. 문제를 기회로 인식하라.
임차인의 불만이나 문제제기를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서비스 개선과 임차인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좋은 기회로 활용하여야 한다.
8. 임차인과의 유대를 강화하라
임차인과의 관계가 좋으면 임차인 유지율도 올라가기 마련이므로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위의 8가지 임차인 유지전략을 시행함으로써 불황기에도 임차인을 계속 유지시킬 수가 있다. 임차인 유지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빌딩의 현금흐름은 좋아지고 투자 리스크도 줄어들게 되어 빌딩의 가치는 상승한다.
빌딩의 가치를 결정하는 임차인 유지전략은 임차인에 대한 시각전환에서 출발한다. ‘최상의 임차인은 현재의 임차인이다’라는 말을 되새겨 볼 시점이다.


대표이사 사장 김용남
[가치를 창조하는 부동산자산관리] 8가지 임차인 유지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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