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주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자산의 상속과 증여가 증가하고 있다. 20여 년 넘게 혼자서 관리 해온 1세대 빌딩주가 갑작스럽게 퇴장하거나
퇴장할 시점이 되면 대부분 자녀들은 빌딩관리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거액의 부동산을 상속 또는 증여 받게 된다.

갑작스럽게 빌딩관리업무를 떠맡게 된 자녀들은
빌딩관리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빌딩관리를 어떻게 할지 몰라 초기에는 갈팡질팡하게 되지만 빌딩관리 주체를 결정하고 나면
그 다음은 그리 어렵거나 복잡한 일이 아니다.

먼저, 빌딩을 직접관리 할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자산관리 전문회사에
위탁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때 결정기준은 본인이 빌딩관리에 전념할 시간과 빌딩관리 경험 및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한다면 직접관리를 택하고 그렇지 않다면 위탁관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사무실 임차수요는 줄고
있으나 빌딩의 공급은 증가하다 보니 신규임차인을 유치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 되었다. 또한, 기존
임차인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도 그 만큼 어려워졌다. 빌딩
임대사업은 주변 경쟁 빌딩과 임차인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사업(Business)이기 때문에
빌딩 소유주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빌딩을 임차인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입주해있는
임차인을 장기간 유지하고 공실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임대마케팅을 통해 신규 임차인을 유치하며 부동산중개사 및 유지보수업체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관리할
수 있는 능력 즉, 관계관리(Relationship Management) 능력이 요구된다.

만일 상속·증여 받은 사람이 이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중소형빌딩 자산관리 전문회사에게 위탁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정신건강측면으로나 더 유리할 것이다. 빌딩을 직접관리 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위탁관리수수료 지급이 아까워 직접관리를 선택한다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클 수 있다.

가족 중 대표관리자의 관리소홀에 의한
갈등 사례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 작년에 퇴직한 P씨(53세)가 어느 날 부동산자산관리회사를 찾아왔다. P씨의 4형제들은 약10여년
전에 아버지로부터 천호동에 소재한 지하2층, 지상 10층 규모의 중소형빌딩(연면적 3,100㎡)을 상속받았다. 여러 차례의 사업실패 끝에 특별한 직업이 없이 지내던
셋째 동생에게 일자리도 제공할 겸 빌딩관리를 맡기면서 수익금은 지분에 따라 매년 배당하기로 합의했으나3형제들은 10년 동안 배당금을 단 한 푼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P는 빌딩관리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동생에게 그 이유를 따질 수도 없었고 동생의 말을 반박할 수도 없어서
전문관리회사에게 먼저 도움을 청했다. P씨는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의 도움을 받아 빌딩관리 상태를 파악해보니
동생은 그 동안 빌딩관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 빌딩관리상태가 엉망이고 엘리베이터 등 기본시설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때문에 임차인의 이탈이 계속되고 신규임차인 유치도 어려워져 공실률이
40%를 넘어섰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P씨는 4형제 회의를 소집했고 부동산자산관리회사도 참석시켜서 빌딩관리 현황분석과 향후 개선계획을 설명하게 한 후 부동산관리회사에게
관리를 위탁하기로 어렵게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후, 부동산
자산관리회사는 매월 자산관리현황보고서를 4형제에게 이메일로 보고하고 유지보수공사비 지출도 사전에 이메일로
보고한 후 승인을 받고 집행하면서 빌딩상태가 점차 호전됐다. 이에 따라 공실률은 10%대로 낮아졌고 임대수입은 약 40% 증가하여 빌딩의 가치도 그만큼
상승했다.
상속 · 증여받은 부동산의 관리전략은?

상속·증여받은 부동산관리와 관련한 갈등은 주로 부모가 혼자서 직접 관리하다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아무런 경험도 없는
자녀가 자기 욕심에서 빌딩관리를 맡는 경우, 자녀간에 더 좋은 부동산을 차지하려는 경우, 자녀 중 한 명이 빌딩관리를 맡고서 임대수익 배당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 등 유형도 다양하다. 따라서, 이러한 가족간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가족 공동소유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첫째, 부모 혼자서 빌딩을 관리하기보다는 자녀를 참여시켜 미리 경험을 쌓도록
하거나, 둘째, 전문 관리회사에게 관리를 위탁하고 자녀들을
관리에 참여시키거나, 셋째, 처음부터 부동산관리 전문회사에게
관리를 위탁하여 투명하고 전문적으로 관리를 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임대용 빌딩을 보유하면서 별다른 관리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빌딩의 가치가 상승했으나 이제는 관리를
소홀히 하면 빌딩관리에 불만을 품은 임차인이 이탈하게 되고 공실이 증가하면서 임대수익이 낮아져 빌딩가치도 하락하는 시기이다. 부동산은 누가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속·증여받은 가족 소유 부동산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PMC㈜ 대표이사 사장 김 용 남, CCIM, C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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