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이상의 구분점포를 임대차계약함에 있어 임대차계약을 하나로 하느냐, 여러 개로 하느냐에 따라 법적으로 달리 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에 신중을 요한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환산보증금 액수에 따라 우선변제권 보호여부를 달리하는데, 두 점포의 보증금과 월차임을 합산하면 기준 환산보증금을 초과하여 우선변제권 보호범위를 벗어나지만 개별 보증금과 월차임을 기준으로 보면 우선변제권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다음에서 소개할 판결은, 동일한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여러 점포를 임대차하여 단일한 영업을 하는 경우에는 비록 임대차계약서가 구분점포별로 별도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임대차계약은 별개가 아니라 전체로서 평가되어질 수 있다는 취지인데, 계약해석에 있어 임대차계약서라는 외관보다 계약의 실질을 중시하는 판단을 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 대법원 2015. 10. 29.선고 2013다27152 배당이의

☞ 별개의 임대차계약이라는 판단하에 피고를 소액임차인으로 인정하여 배당한데 대해 원고가 배당이의재판을 제기한 사안
임차인이 수 개의 구분점포를 동일한 임대인으로부터 임차하여 하나의 사업장으로 사용하면서 단일한 영업을 하는 경우 등과 같이,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 구분점포 각각에 대하여 별도의 임대차관계가 성립한 것이 아니라 일괄하여 단일한 임대차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비록 구분점포 각각에 대하여 별개의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되어 있더라도 그 구분점포 전부에 관하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환산한 보증금액의 합산액을 기준으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4조에 의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임차인의 범위를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는 서울 중구 장교동000 소재 상가건물의 지하 1층 구분점포 중 32개 구분점포를 임차하여 벽체 등에 의한 구분 없이 하나의 사업장으로 사용하면서 그곳에서 헬스장을 운영하여 온 사실, ② 피고가 임차한 32개 구분점포 중 이 사건 쟁점부동산을 포함한 5개 구분점포는 최##의 소유였는데, 피고는 최##으로부터 위 5개 구분점포를 임차하면서 구분점포 각각에 관하여 별개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③ 그런데 피고와 최## 사이에 작성된 임대차계약서 5건은 모두 같은 날인 2009. 12. 20. 작성되었고, 동일한 계약서 양식을 사용하였으며, 보증금 및 월 차임의 기재를 제외한 나머지 계약내용이 모두 동일한 사실, ④ 구분점포별로 보증금 및 월 차임에 차이가 있기는 하나, 이는 구분점포의 계약서상 면적이 달라 그에 비례하여 보증금 및 월 차임을 정하였기 때문으로 보이고, 계약서상 면적이 동일한 구분점포(이 사건 쟁점부동산, 69호) 사이에서는 보증금 및 월 차임도 동일한 사실, ⑤ 이 사건 쟁점부동산에 관하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환산한 보증금액은 3,110만 원으로서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13. 8. 13. 법률 제1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조 및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2013. 12. 30. 대통령령 제250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1호가 정한 기준금액인 5,000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나, 피고가 최##으로부터 임차한 5개 구분점포 전부에 관하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환산한 보증금액의 합산액은 1억 1,790만 원으로서 위 5,000만 원을 초과하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쟁점부동산을 포함한 최## 소유의 5개 구분점포 각각에 관하여 별개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5개 구분점포 각각에 관하여 별도의 임대차관계가 성립한 것이 아니라 일괄하여 단일한 임대차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5개 구분점포 전부에 관하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환산한 보증금액의 합산액이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6조 제1호가 정한 금액을 초과하는 이상, 피고는 이 사건 쟁점부동산에 관하여도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4조에 의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임차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이 사건 쟁점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에서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4조에 의한 우선변제를 받을 임차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와 같은 원심판단에는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4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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