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에 부쳐지는 아파트들은 서민형 소형매물만 널렸더라는 소문은 잘 못된 것이다. 133㎡(40평형) 이상 대형 아파트가 전체 경매아파트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공급물량이 꾸준한 편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이 75~80%선이어서 중소형 아파트(85~90%) 보다 낙찰가율이 5~10% 가량 낮은 게 통례이다.
이는 면적이 커 입찰금액이 고가이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경기에는 대형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서이다. 경매시장에서 대형아파트가 투자하기에 좋은 이유는 바로 저감률(1회 유찰시 떨어지는 금액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1회 유찰시 감정가에서 20%씩 떨어지는 만큼 가격 낙폭이 커 그만큼 수익률이 높다. 예를 들어 감정가 1억 원 하는 아파트가 20% 가격이 떨어지면 2천 만 원이 떨어지지만, 2억 원 아파트가 1회 유찰하면 가격이 4천 만 원이나 떨어진다. 가격이 비싸고, 면적이 넓을수록 그만큼 수익률이 커지는 게 경매시장의 특징이다.
따라서 가진 돈은 많지 않은데 살고 싶은 지역이나 넓은 아파트로 이동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라면 중대형아파트 경매투자에 관심을 기울여보면 내 집 늘리기에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가족이 많아 내 집 늘리기에 나서야 하거나 중대형 아파트 경매투자에 관심이 많은 실수요자가 경매에 참여할 때 유의사항과 실전 투자전략을 알아보자.
중대형은 인기지역을 고르는 게 비결!
서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소형 아파트일수록 낙찰가율은 90~92%대를 보인다. 경쟁이 많다보니 시세의 5~10% 미만의 이윤만 남기고 낙찰되는 게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평수가 크고 인기지역 아파트는 아직까지 75~80%대의 낙찰가율을 보이며 낙찰가율이 완만한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이런 현상은 보유 ‧ 양도세 부담 여파로 단기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가 입찰하기 때문에 낙찰가 거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의 입찰전략으로 꾸준하게 입찰하다보면 시세보다 20~30%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온다. 당분간 인기지역 내 대형 경매아파트는 내 집 늘리기의 최대 목표로 삼을 만큼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입찰 예상 지역 내 아파트 낙찰가율을 확인하자!
낙찰통계를 확인해보면 내가 써내야 할 금액 수준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한 달에 작게는 다섯 번에서 많게는 20차례 입찰하는 관할 경매법정을 견학삼아 부지런히 찾다 보면 최근 낙찰가율의 수준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만약 중대형 아파트가 감정가의 90% 선에 낙찰이 여러 차례 이루어진다면 잠시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2회 유찰 후 70%대에 낙찰되는 사례가 잦다면 20~30% 정도 싸게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경매아파트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경매정보지를 봐도 최근 유사아파트의 낙찰가율 사례가 기재되어 있어 손쉽게 최근 낙찰가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2회 이상 유찰을 기다리기보다 낮은 감정가부터 살펴라!
경매 초보자들은 대체로 수회 떨어지는 아파트가 훨씬 싸게 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유찰이 거듭된 아파트일수록 경쟁자가 많아 가격이 높아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1회 유찰됐더라도 감정가가 거래되는 시세보다 턱없이 낮게 잡힌 것을 골라야 실속 있다.
경매물건을 자세히 보면 감정가가 시세를 반영하지 못해 수 천 만원 낮게 입찰되는 아파트가 여러 개 있다. 이런 매물은 1회 유찰됐더라도 시세의 20~30% 시세차익을 보는 알짜 매물이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게 잡히는 이유는 법원이 경매를 부칠 때 여러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데 통상 경매개시결정 이후 짧게는 3~5개월에서 어떤 아파트는 몇 년째 법원에 눌러 있다가 갑자기 경매시장에 나오는 경우다.
매물이 넉넉하니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자!
경매 참여자들은 조급증이 있다. 입찰에 참여했다 몇 번 떨어지면 쉽게 포기하기 일쑤다. 경매는 최고가를 써낸 사람(최고가매수인)이 낙찰되기 때문에 몇 십 만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다. 따라서 한두 번 참여했다가 떨어지면 급한 마음에 일반 매물을 찾는 게 낫다고 생각해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경매시장에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조급하면 비싸게 사거나 권리 상 문제되는 아파트를 고를 가능성이 있다. 서울에 한 달이면 500여건이 넘는 아파트 물량이 꾸준하게 쏟아지고 있는 만큼 최소 5차례 이상 입찰해보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여러 번 입찰하다보면 감(感)이 생기고 나름대로 입찰가격을 정확히 산출하는 기술도 생긴다.
아파트의 개별요인을 파악하면 더 싸게 낙찰 받는다!
더 싸게 낙찰 받을 수 있는 숨겨진 방법이 있다. 남들이 꺼리는 층, 향, 저층, 고층과 단동(나 홀로 아파트), 지명도 낮은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 대로변, 대지 지분이 적은 아파트, 전셋값 비율이 낮은 아파트 등 다소 인기를 끌지 못하는 아파트일수록 낙찰가율은 눈에 띄게 낮아진다.
특히 비역세권의 1층 아파트는 통상 낙찰가율보다 10% 더 낮게 낙찰되는 게 경매시장의 특징이다. 환금성을 중시하거나 그 지역의 대표적인 대단지, 특히 인기아파트만 고집한다면 경매아파트의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되도록 경쟁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소 허점이 있는 아파트 중에서 고르면 수익률 20~30%는 거뜬하다.
낙찰 후 명도(집 비우기) 시기는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내가 살 아파트를 낙찰 받는 다면 경매에 처한 집 주인(세입자 포함)이 이사 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낙찰 후 조급하게 집 비워주기를 요구하다보면 세입자와 이사비 절충에 애를 먹거나 감정 섞인 이사지연으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에 살던 아파트의 매도 시기는 조금 일찍 잡되 성급한 매도보다는 명도추이를 봐가며 천천히 잡을 필요가 있다. 통상 명도가 빠른 아파트는 채무자(소유자 포함), 최우선변제 소액임차인, 선순위임차인으로 배당 요구한 세입자가 거주하면 명도 시기는 낙찰 후 2~4개월 내인 경우가 많다. 최소한 이사 갈 시간적 여유를 주는 넉넉한 인심(?)을 발휘하는 느긋한 자세가 필요하다.
갈아타기 목적에 최저가 입찰만 고집하면 낙찰 받기 힘들다
경매시장에서 종종 ‘실수요자에게는 당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실거주자들이 낙찰 받는 아파트는 비교적 높은 값에 낙찰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입찰자들 중에는 무조건 최저입찰가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매에 참여하는 만큼 이익은 극대화 시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가낙찰 욕심 때문에 최저가만 써서 입찰하면 낙찰 받을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너무 낮은 값만 쓰다보면 입찰경쟁에서 밀려 들러리만 서는 경우가 된다. 수요가 많은 소형 경매아파트는 10~15%, 중대형 경매아파트는 20~30% 싸게 낙찰 받는 다는 자세로 입찰하는 계획을 세우자. 경매라고 거저줍듯이 아파트를 사는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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