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이른바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이라는 경제적 이중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향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문제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될수록 이전의 고금리 고성장 시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패러다임에 노출될 것이라는 점에 있다. 당연하겠지만 우리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시장 역시 예외일수는 없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50%에서 0.25%p 내린 연 1.25% 수준으로 인하했다. 그리고 연이어 이달 14일 우리나라의 2016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까지 하향 조정했다. 사실상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올 초 국내외 유수의 금융기관 및 연구소들이 내놓은 2016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약 3.0% 수준이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부진까지 맞물린 한국의 경제성장을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본 수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내외 경기상황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묘책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문제는 경기회복을 바라는 우리 모두의 기대와 달리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글로벌 위기가 터지고 국내 조선 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구조조정사태가 발생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데 있다.

만일 저금리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미래를 예측해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기존의 고금리 고성장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될 것이며, 이는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점이다.

먼저 주거용부동산시장의 경우 규모의 다운사이징화(소형아파트 선호현상)와 입지의 직주근접화(도심 역세권 주거지 선호현상)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저금리 대체상품으로 주택임대사업이 부각되면서 전세매물이 점차 사라지고 월세매물로 빠르게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익형부동산시장의 경우 수익성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반면, 환금성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등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매수수요가 급증하면서 우량매물 품귀 및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결국 기대수익률 저하로 연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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