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로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특히 상가 투자는 상권의 크기와 확장성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사람이 몰리는 곳은 장사하기 좋은 자리가 될 것이고, 이는 곧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당연히 부동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어느 대기업의 이미지 광고 카피를 본 기억이 있다. ‘사람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다시 기업의 성장을 통해 나온 가치로 사람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그 기업 고유의 경영철학을 홍보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일 이 광고 카피를 부동산 투자에도 똑같이 적용해보면 어떨까?

실제로 시중은행의 부동산자문센터장을 맡고 있는 필자가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어본 몇몇 부자들과의 자문 상담을 통해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온 말 중 하나가 ‘사람이 곧 돈이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투자하라.’는 것이었다.


필자가 자문 상담을 통해 알게 된 A씨 역시 사람이 몰리는 곳에 투자해 큰돈을 번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사연은 이랬다. 12년 전 어느 날, A씨는 삼청동에서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던 죽마고우 L씨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L씨가 운영하고 있는 미술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근린상가건물이 급매물로 나왔는데 목이 좋으니 투자해보는 게 어떠냐는 전화였다. 아울러 이 동네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니 건물을 매입한 후 카페나 레스토랑을 창업해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L씨가 추천한 매물은 삼청동 총리공관 맞은편 대로변에 소재한 제1종일반주거지역 내 대지면적 70평, 건물연면적 58평 규모의 2층짜리 상가건물이었다. 해당 건물은 매도자인 집주인이 음식점으로 직접 사용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일가족 모두가 해외로 이민을 가게 돼 급매물(토지가격 환산기준 평당 1천6백만 원)로 나온 것이었다. A씨가 해당 매물을 접한 2003년 당시의 삼청동일대는 외지인들이 단독주택들을 하나둘씩 사들여 미술관이나 카페로 개조 중이었는데, 미술관이나 카페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외식 및 데이트 코스로도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A씨의 표현에 따르면, 사람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그 당시 A씨의 재력으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금액(11억2천만 원)이었지만 A씨는 과감히 매입을 결정했다. 이처럼 다소 부담스러운 거액이 들어감에도 A씨가 선뜻 투자를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이 몰리는 곳에 투자해야 큰돈을 번다.’는 평소의 재테크지론 때문이었는데, 해당 매물이 위치한 삼청동사거리는 근거리에 경복궁과 창덕궁, 북촌한옥마을 등이 소재해 있어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서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코스로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A씨의 예측은 100% 정확했다. A씨가 삼청동 근린상가건물을 매입한지 12년이 흐른 지금, 삼청동 일대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역사와 문화 ․ 예술이 공존하는 곳, 20~30대와 50~60대가 함께 찾는 곳,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가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지난 수년간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급증했는데, 이는 기존의 일본인 관광객들 외에 ‘요우커’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삼청동일대 부동산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곳이 사람이 몰리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장사를 하겠다는 임차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갤러리(미술관)에서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전통찻집, 한식당, 골동품가게, 공방, 편의점, 관광기념품가게에 이르기까지 임차인구성도 다양하다. 현재 삼청동일대는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주말에는 곱절이 넘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오는 A급상권지로 탈바꿈 중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A씨 소유의 근린상가건물이 위치한 삼청동일대 대로변 건물은 토지가격 환산기준 평당 1억 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2003년 A씨가 사들인 이 상가건물의 시세는 2016년 현재 최소 7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투자해 대박을 맞은 A씨가 아닌가.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