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이미 말소된 등기, 회복등기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부동산 거래를 함에 있어 회복등기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매수하고자 하는 부동산에 과거 가등기가 있었지만 거래 당시에는 이미 말소되어 있어 이를 믿고 잔금을 모두 지급하면서 이전등기까지 마쳤는데, 그 후 원인무효를 이유로 말소된 가등기가 회복등기되면 선의의 매수인이라고 하더라도 소유권을 잃게 될 우려가 있다.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우리 법제상 어쩔 수 없는 결과이다.
★ 부동산등기법 제59조(말소등기의 회복)
말소된 등기의 회복을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을 때에는 그 제3자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
★ 대법원 1997. 9. 30. 선고 95다39526 판결[가등기회복등기등]
[1] 말소회복등기는 어떤 등기의 전부 또는 일부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경우에 그 말소된 등기를 회복함으로써 처음부터 그러한 말소가 없었던 것과 같은 효력을 보유하게 할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등기이다.
[2] 부동산등기법 제75조는 말소된 등기의 회복을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있는 때에는 신청서에 그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등기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란 말소회복등기를 함으로써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서 그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 기존의 등기부 기재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인정되는 사람이다.
[3] 가등기가 가등기권리자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말소되어 그 말소등기가 원인 무효인 경우에는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는 그의 선의, 악의를 묻지 아니하고 가등기권리자의 회복등기절차에 필요한 승낙을 할 의무가 있으므로, 가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후 가처분등기, 근저당권 설정등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는 가등기의 회복등기절차에서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로서 승낙의무가 있다.
★ 구 부동산등기법 제75조(회복등기)
말소된 등기의 회복을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있는 때에는 신청서에 그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여야 한다.
결국, 부동산을 취득하는 입장에서는 등기부상 이미 말소된 권리라고 하더라도 그 이유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는데,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부동산을 처분(매도, 임대)하는 상대방의 자력이나 신뢰까지 충분히 살피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반면, 회복등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 대법원 2017. 1. 25.선고 2016다28897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부동산은 원래 최00의 소유였는데, 최00는 1989. 8. 21. 김00에게 위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날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라고 한다)를 마쳐 주었다.
나. 한아름제이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이하 ‘한아름제이차’라고 한다)는 2003. 9. 16.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으로부터 최00에 대한 이 사건 양수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청구금액이 327,747,887원인 이 사건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한아름제이차 명의의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마쳐졌다.
다. 한아름제이차는 2003. 10. 31. 원고에게 이 사건 양수금채권을 양도하고, 위 채권양도사실을 최00에게 통지하였다.
라. 이00은 최00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최00 등과 이 사건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합의하여, 2004. 9. 14.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친 다음,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쳤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가압류등기는 2004. 11. 8. 직권으로 말소되었다.
마. 이00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04. 9. 14. 00농업협동조합에 채권최고액 350,000,000원, 채무자 이00인 1번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었고, 2009. 2. 24. 주식회사 00씨앤디(이하 ‘00씨앤디’라고 한다)에 채권최고액 375,000,000원, 채무자 최00인 2번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었다.
바. 피고는 최00의 아들로서, 2010. 7. 1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0. 7. 15.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사. 피고는 00씨앤디의 신청에 따라 진행된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그 매각대금을 다 내고, 2012. 5. 3. 위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 등을 기초로 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현재 소유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가등기는 매매예약완결권 행사의 제척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하였고, 비록 최00와 이00 등 사이에 무효인 이 사건 가등기를 유용하여 이 사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 및 본등기를 마치기로 하는 합의가 있어 이 사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 및 본등기 등이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고 하더라도, 이로써 무효등기의 유용에 앞서 이 사건 가압류등기를 마친 한아름제이차로부터 이 사건 양수금채권을 양수하여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 사건 가압류의 피보전채권에 관하여도 그 양수의 효력이 미치게 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하여 직권으로 마쳐진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등기는 법률상 원인 없는 무효의 등기에 불과하여 원고는 위 말소등기에도 불구하고 가압류채권자의 승계인으로서 이 사건 가압류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나. 한편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 당시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어 있어 원고가 배당절차에 참가할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말소되었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3.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부동산에 관하여 가압류등기가 마쳐졌다가 그 등기가 아무런 원인 없이 말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가압류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압류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된 이후에 그 부동산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고 그 후 제3취득자의 채권자 등 다른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고 매수인이 그 매각대금을 다 낸 때에는, 위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이 위 가압류의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할 것을 특별매각조건으로 삼지 않은 이상 원인 없이 말소된 가압류의 효력은 소멸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2802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말소회복등기절차에서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어 그의 승낙이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제3자가 등기권리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승낙을 하여야 할 실체법상의 의무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 승낙요구에 응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97846 판결 등 참조).
나.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과 같이 무효등기의 유용으로써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어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등기에도 불구하고 그 가압류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후 진행된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가압류의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할 것을 특별매각조건으로 삼았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그 매각대금을 다 냄으로써 이 사건 가압류의 효력은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 당시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어 있어 원고가 그 배당절차에 참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가압류의 부담을 인수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경매절차에서의 가압류의 효력과 말소회복등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28025 판결 [근저당권말소등기회복등]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가 등기가 위조된 관계서류에 기하여 아무런 원인 없이 말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면 매각부동산에 존재하였던 저당권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므로(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268조 참조)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된 이후에 근저당목적물인 부동산에 관하여 다른 근저당권자 등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였다면, 원인 없이 말소된 근저당권도 소멸한다.
따라서 원인 없이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회복등기절차 이행과 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 도중에 근저당목적물인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였다면 매각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은 당연히 소멸하므로, 더 이상 원인 없이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회복등기절차 이행이나 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원인 없이 부당하게 말소되어 회복등기를 구할 지위에 있는 입장에서는 승낙할 의무 없는 이해관계인이 발생하여 회복등기의 실익이 없어지기 이전에 미리 회복등기를 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위 2016다28897 판결 사안에서의 가압류권자 입장에서는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 진행으로 낙찰자가 발생하게 되면 더 이상 가압류등기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경매진행 과정에서 가압류권자의 지위에서 배당요구신청을 함으로써 가압류가 말소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였더라면 누릴 수 있는 지위에 기한 권리를 적절히 행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 부동산등기법 제59조(말소등기의 회복)
말소된 등기의 회복을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을 때에는 그 제3자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
★ 대법원 1997. 9. 30. 선고 95다39526 판결[가등기회복등기등]
[1] 말소회복등기는 어떤 등기의 전부 또는 일부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경우에 그 말소된 등기를 회복함으로써 처음부터 그러한 말소가 없었던 것과 같은 효력을 보유하게 할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등기이다.
[2] 부동산등기법 제75조는 말소된 등기의 회복을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있는 때에는 신청서에 그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등기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란 말소회복등기를 함으로써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서 그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 기존의 등기부 기재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인정되는 사람이다.
[3] 가등기가 가등기권리자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말소되어 그 말소등기가 원인 무효인 경우에는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는 그의 선의, 악의를 묻지 아니하고 가등기권리자의 회복등기절차에 필요한 승낙을 할 의무가 있으므로, 가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후 가처분등기, 근저당권 설정등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는 가등기의 회복등기절차에서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로서 승낙의무가 있다.
★ 구 부동산등기법 제75조(회복등기)
말소된 등기의 회복을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있는 때에는 신청서에 그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여야 한다.
결국, 부동산을 취득하는 입장에서는 등기부상 이미 말소된 권리라고 하더라도 그 이유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는데,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부동산을 처분(매도, 임대)하는 상대방의 자력이나 신뢰까지 충분히 살피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반면, 회복등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 대법원 2017. 1. 25.선고 2016다28897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부동산은 원래 최00의 소유였는데, 최00는 1989. 8. 21. 김00에게 위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날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라고 한다)를 마쳐 주었다.
나. 한아름제이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이하 ‘한아름제이차’라고 한다)는 2003. 9. 16.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으로부터 최00에 대한 이 사건 양수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청구금액이 327,747,887원인 이 사건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한아름제이차 명의의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마쳐졌다.
다. 한아름제이차는 2003. 10. 31. 원고에게 이 사건 양수금채권을 양도하고, 위 채권양도사실을 최00에게 통지하였다.
라. 이00은 최00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최00 등과 이 사건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합의하여, 2004. 9. 14.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친 다음,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쳤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가압류등기는 2004. 11. 8. 직권으로 말소되었다.
마. 이00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04. 9. 14. 00농업협동조합에 채권최고액 350,000,000원, 채무자 이00인 1번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었고, 2009. 2. 24. 주식회사 00씨앤디(이하 ‘00씨앤디’라고 한다)에 채권최고액 375,000,000원, 채무자 최00인 2번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었다.
바. 피고는 최00의 아들로서, 2010. 7. 1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0. 7. 15.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사. 피고는 00씨앤디의 신청에 따라 진행된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그 매각대금을 다 내고, 2012. 5. 3. 위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 등을 기초로 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현재 소유자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가등기는 매매예약완결권 행사의 제척기간이 경과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하였고, 비록 최00와 이00 등 사이에 무효인 이 사건 가등기를 유용하여 이 사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 및 본등기를 마치기로 하는 합의가 있어 이 사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 및 본등기 등이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고 하더라도, 이로써 무효등기의 유용에 앞서 이 사건 가압류등기를 마친 한아름제이차로부터 이 사건 양수금채권을 양수하여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이 사건 가압류의 피보전채권에 관하여도 그 양수의 효력이 미치게 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인하여 직권으로 마쳐진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등기는 법률상 원인 없는 무효의 등기에 불과하여 원고는 위 말소등기에도 불구하고 가압류채권자의 승계인으로서 이 사건 가압류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나. 한편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 당시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어 있어 원고가 배당절차에 참가할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말소되었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3.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부동산에 관하여 가압류등기가 마쳐졌다가 그 등기가 아무런 원인 없이 말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가압류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압류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된 이후에 그 부동산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고 그 후 제3취득자의 채권자 등 다른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고 매수인이 그 매각대금을 다 낸 때에는, 위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이 위 가압류의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할 것을 특별매각조건으로 삼지 않은 이상 원인 없이 말소된 가압류의 효력은 소멸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2802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말소회복등기절차에서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어 그의 승낙이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제3자가 등기권리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승낙을 하여야 할 실체법상의 의무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 승낙요구에 응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97846 판결 등 참조).
나.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과 같이 무효등기의 유용으로써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어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등기에도 불구하고 그 가압류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후 진행된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가압류의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할 것을 특별매각조건으로 삼았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그 매각대금을 다 냄으로써 이 사건 가압류의 효력은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 당시 이 사건 가압류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어 있어 원고가 그 배당절차에 참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가압류의 부담을 인수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절차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경매절차에서의 가압류의 효력과 말소회복등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28025 판결 [근저당권말소등기회복등]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다가 등기가 위조된 관계서류에 기하여 아무런 원인 없이 말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근저당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면 매각부동산에 존재하였던 저당권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므로(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268조 참조)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원인 없이 말소된 이후에 근저당목적물인 부동산에 관하여 다른 근저당권자 등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였다면, 원인 없이 말소된 근저당권도 소멸한다.
따라서 원인 없이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회복등기절차 이행과 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 도중에 근저당목적물인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였다면 매각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은 당연히 소멸하므로, 더 이상 원인 없이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회복등기절차 이행이나 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원인 없이 부당하게 말소되어 회복등기를 구할 지위에 있는 입장에서는 승낙할 의무 없는 이해관계인이 발생하여 회복등기의 실익이 없어지기 이전에 미리 회복등기를 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위 2016다28897 판결 사안에서의 가압류권자 입장에서는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 진행으로 낙찰자가 발생하게 되면 더 이상 가압류등기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경매진행 과정에서 가압류권자의 지위에서 배당요구신청을 함으로써 가압류가 말소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였더라면 누릴 수 있는 지위에 기한 권리를 적절히 행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