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먼저 본 뒤 나무를 봐라’

부동산 시장에서 싸게 부동산을 장만한다는 법원 경매장은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이는 시장이다. 매매시장보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택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다.

전국 주택 경매의 낙찰가율은 80%를 훌쩍 넘어섰고, 중소형 주택과 도심 빌딩은 시세보다 5~10% 정도 낮게 낙찰되기 일쑤다. 고가 낙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매는 먹을 게 거의 없는 시장이라고 푸념하는 경매 투자자들도 생겨났다.

경매 수익률의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낙찰가율’이다. 일반적으로 낙찰가율이 80%대를 넘어서면 경매 시장이 활기를 띤다고 본다. 경매 물량은 줄어드는 대신 응찰자가 몰리면 낙찰가율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경매 투자의 바람이 거셀 때는 경매 물건의 내재적 가치를 찾아 명품 부동산만 고르는 선별적인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

종목보다 지역부터 선정해야

경매 시장이 대중화돼 고가낙찰이 속출할 때는 물건의 내재적 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물건분석’에 치중해야 한다. 하자 없는 부동산에 입찰하기 위한 ‘권리분석’에만 연연하면 경매의 숨은 보물 같은 우량 물건을 찾기 어렵다.

경매는 돈 되는 물건을 찾아내는 투자게임인 만큼 현장을 두루 답사해 투자성과 개별 종목의 미래 투자성을 발굴해내야 우량 물건을 찾아낼 수 있다. 경매에서 돈 되는 숨은 보물을 찾는 방법을 알아보자.

수익률 높은 경매 부동산을 찾으려면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가격의 단기 변동이나 최근의 거래상황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면 부동산 가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당장 경쟁이 치열한 아파트나 개발 예정지 토지만 보고 입찰했다가는 시세차익을 거두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지역 내 부동산의 큰 흐름을 먼저 이해하고 그 틀 속에서 세부적으로 향후 어떤 부동산을 고를지 분석한 후 경매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

경매 상품을 고를 때는 종목보다 지역부터 선정하는 게 우선이다. 우량 부동산을 선별하려면 잘 아는 지역부터 공략해야 한다. 내가 오래 살았던 지역이나 직장 가까운 곳에서 물건을 찾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부동산을 고르게 되고 매물비교의 안목이 생긴다.

경매 투자의 실패는 잘 알지 못하는 곳에 섣불리 들어갔을 때 생긴다. 가치를 따져 멀리 보고 부동산을 살 때는 한두 군데 잘 아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물건을 검색하는 게 좋다.

경매 부동산의 1순위 투자대상은 오르는 부동산을 고르는 것이다. 그러려면 지역 내 개발계획을 미리 습득해야 한다. 사전 정보를 얻으려면 경매 부동산에 속한 지역의 개발 계획안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대체로 신개발지역으로 확정안이 발표되기 전에 지방자치단체는 중·장기적인 계획안을 잡는다. 도시기본계획, 토지이용계획안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지자체 교통정비계획안 등을 열람해 향후 예정지 주변의 입찰에 부쳐지는 물건을 찾아내야 한다.

경매 고수들은 장기 투자용 부동산을 고를 때 소액으로 개발지 주변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일정 단계까지 묵혀둔 후 되판다. 2~3년 동안 개발이 이루어진 뒤 유사물건의 팔림새를 파악한 후 적기에 되팔아 이익을 남긴다.

개발지 주변은 수년간 안정적인 땅값 상승기를 맞기 때문에 꾸준히 차익을 올릴 수 있다. 나중에 되팔 때도 개발정보를 얹어서 판다. 사소한 지역 개발정보가 하나쯤 있어야 매수자가 미래의 가격상승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된다.

리모델링으로 경매물건 가치 높여라

외관상 허름하고 낡은 부동산을 싸게 낙찰 받아 리모델링 과정을 거치는 것도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비법이다. 대체로 입찰경쟁이 낮은 비인기 경매 종목을 싸게 낙찰 받으면 돈 되는 물건으로 만들 수 있다.

목욕탕(사우나, 찜질방) 건물이나 단독주택, 공장, 구분상가(층이나 호와 같이 일정 규모별로 구분등기가 가능한 상가)의 경우 표면상 물건에 하자가 없어도 2~3회 유찰해 감정가의 50~60%선에 낙찰된다. 용도변경, 개·보수, 업종전환 등을 거치면 수익형 부동산으로 탈바꿈한다.

돈 되는 경매물건을 찾기 위해 개별 부동산의 물건분석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의외의 입찰 방해꾼(?)을 만나게 된다. 현지 중개사의 경우 입찰 경쟁자라고 판단해 잘못된 가격 정보를 흘리거나 물건상 하자내역을 숨기기도 한다.

또 경매 채권자나 임차인은 고가 낙찰을 유도하며 수익률을 부풀리고 과대포장하기도 한다. 오르는 부동산에 장기투자를 고려한다면 가치를 높이는 계획을 갖고 소신 있게 입찰하는 것도 우량 물건을 고르는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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