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이루어진 임차인의 지위강화는 그 이전과 비교할 때 가히 괄목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5년 갱신요구권이 환산보증금 규모에 관계없이 적용되었고, 2015년에는 권리금회수청구권이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것을 비롯해서, 환산보증금 규모에 관계없는 대항력 인정, 차임연체로 인한 계약해제를 위해 최소 3기 이상이 되어야만 하도록 하는 등의 대폭 개정이 되었고, 2018년에는 갱신요구를 통한 임대차보장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더해, 2019. 5. 16.에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갱신요구기간을 보장받은 임차인의 권리금회수청구 가능여부에 대해 임차인에게 유리한 취지의 판단이 대법원에서 이루어졌다<2017다225312(본소), 2017다225329(반소) 판결>.


이와 같은 일련의 상가점포 임차인 보호강화조치로 인해, 앞으로의 상가임대차분쟁은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수적인 증가는 물론, 분쟁 양상도 예전에 비해 아주 복잡해질 것이다.


임차인보호가 법상으로 미약했던 지난 시절, 상가임대차분쟁은 안타까울 정도로 단순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지위에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상 임차인을 위한 제대로 된 보호장치 없이 단순히 계약에만 맡겨둔 결과, 계약내용은 임대인 일방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임대차분쟁은 일방적이고 결과가 뻔한 싱거운 싸움이었다. 예를 들어, 기간만료를 이유로 한 명도소송은 임차인의 억울한 하소연과 적당한 시간끌기 외에는 임차인에게 영업기간을 연장해줄 방법이 없어, 임차인 패소판결이나 패소나 다름없는 합의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일련의 법개정을 통해 임차인지위가 대폭 강화된 현재로서는, 종전처럼 임대차분쟁이 싱거운 싸움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갱신요구를 통한 10년 기간보장에 다른 세입자소개를 가능케 한 권리금회수청구권을 가진 임차인 입장에서는 더이상 건물주에게 머리를 조아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차임지급 등 합의된 계약만 잘 지키면 임대인 협조 없이도 안정적으로 영업하다가 권리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분쟁을 힘겹게 이어갈 가능성은 임차인이 아니라 임대인일 가능성이 크다. 임차인의 막강한 법적 권리 앞에서 갱신요구권과 권리금회수청구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예외사유를 주장하고 입증해야할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국가나 어떠한 세력 간 싸움도 서로가 겨루어볼만한 상황일 때 더 치열할 수 있듯이, 앞으로의 상가임대차분쟁은 싸움의 무기라는 면에서 서로 대등해진 양측이 일방적인 양보 없이 치열하면서도 보다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재판이라는 싸움에서의 무기는 결국 “계약”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법적자문도 예전에 비해 훨씬 활발할 것이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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