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경매시장에는 아파트나 연립・다세대 및 대지 중에는 재건축이 진행되는 물건들이 등장하곤 한다. 토지와 건물이 함께 나오기도 하고, 건물은 이미 철거된 상태에서 대지만 경매에 부쳐지기도 한다.

이들 물건에 대한 입찰, 즉 매수여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재건축이 진행된다고 해서 모든 물건이 조합원 지위가 당연 승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유형의 물건이 매각되는 경우 경매를 주관하는 법원의 경매사건목록상의 매각물건명세서에는 입찰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본 건을 취득할 경우 조합원자격을 취득하는지 여부는 불분명’이라는 문구를 기재해 놓는다. 조합원 지위를 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입찰자에게 일임하고 있는 셈이다.

입찰자 입장에서는 법원이 공권력을 발휘해 경매물건을 조사해서 조합원 자격 취득 여부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놓는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위와 같은 주의사항을 기재하는 것만으로 입찰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에는 충분하다. 다만 사안에 따라서는 매각이 되더라도 조합원 자격 취득불가를 이유로 매각불허가신청에 의해 매각이 불허가될 수 있음은 불가피하다.

그만큼 조합원 승계 여부는 재건축 대상 물건의 입찰타당성 검토에 있어 핵심적인 사안이다. 이는 비단 경매물건만의 문제는 어니다. 일반매매물건을 매수할 때에도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가 승계되는지의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우선 조합설립인가 시점에 대한 판단이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9.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2004년 1월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시행된 사항으로 2003년 12월 31일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지의 경우 조합원 지위를 1회에 한해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조합원은 2003년 12월 31일 이전부터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1회 양도가 가능하다.

둘째, 재건축이 원만하게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즉, 조합설립인가일부터 3년 이상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는 재건축사업의 건축물을 3년 이상 계속하여 소유하고 있는 자(소유자가 상속인인 경우 피상속인의 소유기간 합산, 이하 같음), 사업시행계획인가일부터 3년 이내에 착공하지 못한 재건축사업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3년 이상 계속하여 소유하고 있는 자가 착공 전에 양도하는 경우, 착공일부터 3년 이상 준공되지 않은 재개발사업ㆍ재건축사업의 토지를 3년 이상 계속하여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셋째, 당초 조합원이 특별한 사유가 있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경우에도 조합원 지위 승계는 가능하다. 근무상 또는 생업상의 사정이나 질병치료(1년 이상의 치료나 요양)ㆍ취학ㆍ결혼으로 세대원이 모두 해당 사업구역에 위치하지 아니한 특별시ㆍ광역시ㆍ특별자치시ㆍ특별자치도ㆍ시 또는 군으로 이전하는 경우, 상속으로 취득한 주택으로 세대원 모두 이전하는 경우, 세대원 모두 해외로 이주하거나 세대원 모두 2년 이상 해외에 체류하려는 경우이거나, 토지등소유자(조합원)로부터 상속ㆍ이혼으로 인하여 토지 또는 건축물을 소유한 자로부터 해당 토지 또는 건축물을 양수한 자가 이에 해당한다.

넷째, 1세대 1주택자로서 양도하는 주택에 대한 소유기간 10년 이상, 거주기간 5년 이상(세대합가 기간 포함)을 충족할 때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끝으로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및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재개발사업ㆍ재건축사업의 토지 또는 건축물이 경매 또는 공매되는 경우에도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여 매수인(낙찰자)은 조합원 자격 취득이 가능해진다.

위와 같은 사유 중 하나에만 포함되더라도 조합원 지위 승계는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조합원 자격 취득이 예외적으로 폭넓게 허용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해에도 수백, 수천 건 이상 거래되는 매물의 다양성 때문에 권리 및 이해관계 역시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별적인 사안에 따라 조합원 지위 승계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의미이다.

예컨대, 위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토지 또는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조합원이 분양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 분양신청은 하였으나 조합원이 개별분담금을 부담하지 않은 경우, 건축물이 아닌 대지만 경매로 매각이 되는 경우, 대지만 경매에 부쳐지는 사안에서 그 대지 소유권이 전유적인 소유관계가 아니라 공동으로 소유하는 지분관계인 경우에는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10월 13일에 매각되는 대치2지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 대상 대지지분 59.93㎡(18.1평) 경매사건(2019타경105833) 매각물건명세서에 ‘조합원의 지위는 승계하지만 기존 조합원인 소유자(채무자)와 공유조합원이 된다고 함’, ‘소유자(채무자)가 2020.7.20.부터 2020.7.26.까지 진행한 조합원 분양계약 체결에 응하지 않아 조합 정관에 따라 현금청산이 될 수 있다고 함. 또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조 제9호 나목에 따라 재건축사업의 토지등소유자는 건물 및 토지를 모두 소유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은 토지만 경매가 되기 때문에 인·허가관청의 승인여부에 따라 조합원 지위 승계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함’이라는 사실조회회신서를 주의사항에 기재해 놓았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웰에셋 이영진 대표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경매초보자를 위한 입문서 <손에 잡히는 경매> 저자
☎02)2055-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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