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달 내놓을 시 쇄신안이 주목된다. 수도 서울 행정을 4년 더 책임질 오 시장은 6·1 선거에서 여권 최고의 ‘수혜자’ 겸 ‘수훈자’다. 그는 광역단체장으로는 4선에 처음 성공하면서 서울의 424개 동에서 전승했다. 서울시의회도 국민의힘 당선인이 3분의 2에 달해 극심한 여소야대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만큼 여권에서 정치적 비중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오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치적 의미가 따라붙기 딱 좋은 상황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민선 서울시장의 상당수가 ‘대권’을 꿈꿨던 것도 사실이다. 여의도 호사가들을 중심으로 이번에도 그렇게 앞서가는 전망이 적지 않다. “대권에 관한 생각은 정말 저로서는 사치스러운 단계”라는 그의 당선 소감에 거듭 주목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주변에서 어떻게 부추기고 어떤 요구·압박을 하든, 지금 오 시장은 고유의 서울시 행정에 주력하는 게 책무이고 소명이다.

오 시장의 제1 과제는 서울 경쟁력 제고다. 경기도·인천과 함께 ‘메갈로폴리스 서울’을 국제 굴지의 ‘신경제·첨단 도시’로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파리, 런던 같은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야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안쪽으로 들어선다”는 그의 판단은 극히 정상적이며, 공감백배의 현실 인식이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온 시의회 권력이 교체되고, 더불어민주당 일색의 구청장도 확 바뀌면서 오 시장은 이제 어디 탓할 데도 없어졌다. ‘대선 연장전’ 선거 구도 영향이 컸다. 본인의 역량과 노력만으로 이룬 결과가 아니라는 얘기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김동연 경기지사·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 등과 여야를 초월한 협력을 해나가라는 게 민의일 것이다. 좌편향 관변단체에 에워싸여 도시의 발전·진화를 소홀히 한 전임 시장의 적폐를 일소하고 ‘산업화·IT화·국제화의 메카 미래 서울’로 나아가라는 주문이다. 합리적 재개발 등으로 주택시장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은 하나의 실천 방안일 뿐이다.

오 시장도 ‘여의도 정치’와 거리두기를 선진 자치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서울 행정이 제대로 성과를 내면 보상처럼 본인의 정치적 공간도 자연스럽게 넓어질 수 있다. 이 점은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에 대한 도민 요구와 다를 바 없다. ‘대선 효과’를 누리며 그 어느 때보다 수월하게 지방 권력을 잡은 부산 인천 대구 울산 등지의 여당 당선인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지역 경쟁력 제고에 올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