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시와 부동산이 맥을 못 추자 재테크 서적 대신 소설책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올 들어 5월까지 예스24의 경제·경영 서적 판매량은 25%나 줄었지만 교보문고의 한국소설 판매량은 198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재테크 책은 지고, 한국소설 찾았다
교보문고와 예스24는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을 분석한 자료를 7일 발표했다. 교보문고는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예스24는 1~5월 판매량 및 순위를 집계했다. 상반기 국내 서점가 동향은 ‘경제·경영서 추락과 한국소설 약진’으로 요약된다. 증시와 부동산이 지지부진하면서 교보문고의 상반기 경제·경영 서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9%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소설 판매량은 37.6% 늘었다. 역대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 덕분에 2019년 상반기 28.4%였던 전체 소설 대비 한국소설 판매 비중은 44.4%로 뛰었다.

교보문고와 예스24의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한 건 김호연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었다. 동네 편의점을 무대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희로애락을 그린 작품이다. 바다 건너 수상 소식도 한국소설 약진에 한몫했다. 주인공은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와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를 차지한 손원평 작가의 《서른의 반격》이다.

예스24 관계자는 “올 상반기 한국 소설은 국내에선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해외에선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예스24의 상반기 한국소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