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방한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방한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국의 미래의 'GPS' 국가다"

7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박진 장관과의 회담에서 밝힌 말이다. 이날 박 장관은 셔먼 부장관에게 "글로벌 중추국가의 영어 약자가 'GPS(Global Pivotal State)'라면서 네비게이션 등에 쓰이는 GPS(위성항법시스템)와 약자가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셔먼 부장관은 "좋은 아이디어다. 나도 이 표현을 사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해졌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 5일부터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등 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에선 오는 8일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박 장관 면담 뒤 실제 그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의 한·미 차관회담을 하면서 모두발언에도 이 용어를 사용했다. 셔먼 부장관은 "한국은 기후변화부터 코로나19, 탄력적 공급망, 핵확산 금지 등 모든 이슈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GPS)"라고 말했다.

GPS(글로벌 중추국가)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축약해 표현한 말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지난 5월 인사청문회 당시 모두발언에서 "새 정부의 외교기조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최근 외국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GPS를 강조한다"며 "그동안 한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외교 활동에 집중했지만 앞으로 글로벌 외교의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생각에 따라 박 장관은 최근 'GPS' 용어를 공식 석상에서 자주 활용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그는 한미 수교 140주년 기념 아산심포지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자유·평화·번영 증진에 중점을 둔 글로벌 중추국가 GPS 목표를 제시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를 높이 평가하고 환영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