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00만원이 든 통장을 공개했다가 '사기꾼'으로 몰려 홍역을 치른 인도네시아 걸인 룻피 하루요노(47). /사진=연합뉴스
약 4000만원이 든 통장을 공개했다가 '사기꾼'으로 몰려 홍역을 치른 인도네시아 걸인 룻피 하루요노(47).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수천만 원이 든 저축통장이 공개된 40대 걸인이 '사기꾼'으로 몰려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진땀을 뺐다.

7일 트리뷴뉴스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고론탈로주에 거주하는 룻피 하루요노(47)가 지난 2일 사기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룻피는 아내와 별거한 뒤 지난 13년간 길에서 구걸로 돈을 벌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룻피 명의의 통장 2개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개 계좌의 잔액이 총 4억9000만루피아(약 4200만원)였기 때문이다.

통장 사진을 룻피가 공개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역 주민들은 "걸인이라더니 사기를 쳤다", "구걸로 저렇게 많은 돈을 모았을 리 없다"면서 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이 퍼지자 마을 자경단이 룻피를 경찰서에 데려갔고, 그는 10년 넘게 구걸을 한 것은 맞지만 범죄 연루를 부인했다. 종종 식당에서 일한 돈도 저축액에 섞여 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룻피가 구걸하면서 "모스크나 재단에 대신 기부해주겠다"고 말했다는 주민 증언에 따라 사기 혐의 적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단 다시는 구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풀어줬다고 트리뷴뉴스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