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7개로 팀 내 1위…날씨 더워지며 뜨거워진 방망이
푸이그의 시간이 왔다…키움 선두경쟁 선봉장
"처음 영입할 때부터 시즌 초반에는 고전하다가 6월 이후부터 자기 모습을 보여줄 거로 생각했는데, 지금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2) 영입에 공을 들인 고형욱 키움 단장의 평가다.

'슬로 스타터'라는 말처럼, 푸이그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7일 현재 성적은 타율 0.230(204타수 47안타), 7홈런, 28타점으로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타율 0.361로 확실하게 타격감을 찾은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 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터트린 결승 홈런은 푸이그의 힘을 입증한 장면이다.

강재민의 정확하게 제구된 바깥쪽 공을 밀어쳐 라인드라이브로 비거리 120m를 날려 보낸 것이다.

이 홈런으로 푸이그는 팀 내 홈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실제로 푸이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3∼4월 통산 타율 0.233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5월 타율 0.279, 6월 타율 0.315로 뒤늦게 페이스를 끌어 올린 타자였다.

다만 KBO리그에서는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시점이 조금 늦었다.

3∼4월 타율 0.233으로 출발한 푸이그는 오히려 5월 타율 0.204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푸이그의 시간이 왔다…키움 선두경쟁 선봉장
이때 구단 안팎에서는 푸이그를 교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왔지만, 홍원기 감독은 그를 8번 타자로 내리면서 기다려주는 쪽을 선택했다.

결국 5월 말부터 푸이그의 타격 페이스는 올라오기 시작했고, 2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부터는 4번 타자 자리에 복귀했다.

입단할 때부터 지적됐던 '악동'의 모습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KBO리그를 발판으로 빅리그에 돌아가는 게 목표인 푸이그는 미국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진지하게 야구에 접근한다.

푸이그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정후가 "밖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야구에 진심인 선수이며, 동료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할 정도다.

이제 키움은 푸이그를 앞세워 조심스럽게 리그 선두에 도전한다.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2위 키움과 1위 SSG 랜더스의 격차는 3.5경기까지 줄었다.

지난달 12일까지 키움은 SSG에 7.5경기 뒤처져 있었는데, 불과 20경기 만에 격차를 4경기나 좁힌 것이다.

안우진∼에릭 요키시∼타일러 애플러∼최원태∼정찬헌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강점인 키움은 타선만 터지면 더욱 무서운 팀이 된다.

키움이 영입할 때부터 기대했던 '푸이그의 시간'이 드디어 시작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