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LA 공연.  /빅히트뮤직 제공
BTS LA 공연. /빅히트뮤직 제공
"요즘 누가 CD 들어요?“

맞는 얘기다. MP3와 스트리밍의 등장으로 침몰한 국내 실물앨범(CD 등) 판매량은 매년 급감해 2014년 737만장(상위 400위 기준)으로 바닥을 찍었다. 다 죽는다는 앨범 시장에 반전이 일어났다. 내리막길을 걷던 국내 앨범 판매량은 2016년 1000만장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5700만장을 팔며 5년 만에 5배 넘게 커졌다. 10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따르면 올 1~5월까지 누적 앨범 판매량은 2773만장으로 지난해 동기(1753만장) 대비 36.7% 증가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앨범 판매량은 7000만장에 육박할 전망이다.

디지털 시대에 'CD시장의 성장' 뒤에는 'K팝 신드롬'이 있었다. BTS·NCT드림 등 아이돌 그룹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 해외 팬덤의 구매력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앨범은 해외로 수출돼 판매되기 때문에 국내 판매량에 집계된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역대 K팝 그룹 앨범 판매량(발매 첫 주 기준) 1~4위는 BTS가 차지했다. BTS는 2020년 발매한 '맵 오브 더 소울 7'부터 지난해 나온 '버터'까지 최근 4개 앨범으로만 총 975만장을 팔았다.
BTS 신곡 '옛 투 컴' MV 캡처
BTS 신곡 '옛 투 컴' MV 캡처
엔터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거들었다. 디지털 시대에 물리적인 경험을 주는 앨범을 사기 위해 CD플레이어도 없는 MZ세대(밀레니얼+Z)들이 CD를 사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 무작위로 들어간 포토카드는 수집욕구를 높였고, 팬미팅 응모권은 팬들이 더 많은 앨범을 살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형태가 없는 음원 대신 실물 앨범을 사는 이유다. 엔터업계에서는 스트리밍과 함께 CD판매라는 +α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더욱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K팝 신드롬‘은 올해 트로트로 확대됐다. 중장년 트로트 팬덤에 힘입어 앨범 판매 100만장을 돌파한 임영웅이 주인공이다. 지난 5월2일 발매한 임영웅의 앨범 '아임 히어로'는 발매 첫 주 110만장을 팔며 역대 솔로 가수 1위에 올랐다. 직전 1위는 엑소 백현의 '밤비' 86만장이다. K팝 그룹들과 비교해도 9위의 기록이다. 이는 해외팬덤 없이 순수 국내 팬덤만으로 이룬 결과다.
올해 국내 앨범 판매량도 역대급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로 공연이 다시 재개 되면서 엔터업체들은 서둘러 새 앨범 발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BTS가 10일 발매한 새 앨범 'Proof'는 첫날에만 215만장 넘게 팔았다. 직전 앨범 판매 1위 기록인 337만장을 넘어설지 여부가 큰 관심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앨범 시장의 '파이'가 더욱 커지게 되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올해도 실물 앨범 판매량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라며 "K팝의 글로벌 성장이 지속 된다면 2026년 1억장 판매 시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