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진화하는 기획부동산의 판매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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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최근 필자는, 모 방송사로부터 ‘기획부동산에 관해 필자와 인터뷰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최근 모 기획부동산이 해당 부동산물건을 의뢰인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에서 몇십만원씩을 받았는데, 막상 부동산을 둘러보니 별다른 가치가 없었는데도 그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방송국측에서 문제삼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법적으로 판단한다면, 부동산을 보여주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비용조로 몇십만원을 받는다는 것은 크게 문제될 수 없다. 기획부동산회사는 중개업자가 아니라서 부동산중개업법상의 수수료규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을 소개받는 의뢰인의 생각 역시 몇십만원을 들여서라도 부동산을 구경하고 싶어 했으며, 부동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돈을 돌려받고자 의도했다고 보기 힘들고, 또 기획부동산측에서 그 돈을 돌려주기로 약속하고서 반환을 거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방송국의 작가와 이런 대화를 하면서 필자는, 기획부동산의 판매기법이 갈수록 교묘하고 세련되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획부동산이 사회적인 물의가 되기 이전에는, 불특정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영업을 하더라도 전화를 받은 상당수가 달콤한 회사측의 유혹에 넘어가서 회사측이 소개하는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후 기획부동산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가 시작되자, 기획부동산측은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하는 전화영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 영업사원들 주변의 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판매기법’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주변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거래가 될 수 있다. 다만, 부동산은 거래금액이 크고 혹시 잘못되면 주변사람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서 판매원들로서도 적극적인 권유를 꺼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회사측은 ‘해당 부동산이 매우 유망하다’는 취지로 판매원들을 계속적으로 세뇌하면서, 동시에 판매에 따른 엄청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수법으로 판매를 독려해 왔던 것이다. 전형적인 피라미드 수법이다.
이러한 피라미드식 판매방식으로 기획부동산회사는 상당기간 동안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더구나, 주변에 믿을만한 사람으로부터 소개받은 부동산인지라,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이 상당기간 동안 의심을 하지 않아 회사로서는 돈을 돌려달라는 등의 항의를 받지 않고 해당 프로젝트(물건처분)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또, 상당기간이 지난 이후에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도 주변 사람으로부터 부동산을 소개받은 터라 인간적인 측면에서 형사고소 등의 법적조치를 망설이는 효과도 볼 수 있었다.
반면, 기획부동산회사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한 피해자로서는 금전적인 피해와 더불어서,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인간관계가 깨져 사람 자체에 대해 불신감을 가지게 되며, 심지어는 이로 인해 가정파탄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까지 받게 된다.
이러한 폐해가 계속되자 기획부동산을 경계하는 집중적인 보도가 이어져서, 이제는 기획부동산의 영업형태인 회사측이 매수해 둔 큰 땅을 잘게 쪼개서 소액투자하라는 식의 권유에는 아예 귀를 닫아버리는 경향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기획부동산의 시도가 바로, 모 방송국에 제보된 위 사례가 아닌가 한다. ‘적은 금액이나마 돈을 받고서 물건을 보여줄 정도라면 상당히 가치가 있는 물건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진정한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기획부동산으로부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 없는 분야에는 투자를 자제하는 투자의 기본원칙을 반드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투자대상으로서의 부동산은 다른 투자대상에 비해 투자금액이 크고, 한 번 투자되면 현금으로 다시 회수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모 방송사에 출연해서 부동산에 관한 전화 법률상담을 한 다음날, 방송시간에 전화상담한 사람이 다시 필자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당한 피해구제방법을 문의한 다음 전화를 끓기 전에 ‘혹시 좋은 부동산이 있으면 변호사님이 좀 소개해 달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투자에 목말라하면서도 투자노하우는 없는 답답한 사람들. 이들이 바로 기획부동산의 먹이감이 되는 것이다. -이상-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러나 법적으로 판단한다면, 부동산을 보여주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비용조로 몇십만원을 받는다는 것은 크게 문제될 수 없다. 기획부동산회사는 중개업자가 아니라서 부동산중개업법상의 수수료규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을 소개받는 의뢰인의 생각 역시 몇십만원을 들여서라도 부동산을 구경하고 싶어 했으며, 부동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돈을 돌려받고자 의도했다고 보기 힘들고, 또 기획부동산측에서 그 돈을 돌려주기로 약속하고서 반환을 거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방송국의 작가와 이런 대화를 하면서 필자는, 기획부동산의 판매기법이 갈수록 교묘하고 세련되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획부동산이 사회적인 물의가 되기 이전에는, 불특정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영업을 하더라도 전화를 받은 상당수가 달콤한 회사측의 유혹에 넘어가서 회사측이 소개하는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후 기획부동산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가 시작되자, 기획부동산측은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하는 전화영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 영업사원들 주변의 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판매기법’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주변 아는 사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거래가 될 수 있다. 다만, 부동산은 거래금액이 크고 혹시 잘못되면 주변사람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서 판매원들로서도 적극적인 권유를 꺼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회사측은 ‘해당 부동산이 매우 유망하다’는 취지로 판매원들을 계속적으로 세뇌하면서, 동시에 판매에 따른 엄청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수법으로 판매를 독려해 왔던 것이다. 전형적인 피라미드 수법이다.
이러한 피라미드식 판매방식으로 기획부동산회사는 상당기간 동안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더구나, 주변에 믿을만한 사람으로부터 소개받은 부동산인지라,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이 상당기간 동안 의심을 하지 않아 회사로서는 돈을 돌려달라는 등의 항의를 받지 않고 해당 프로젝트(물건처분)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또, 상당기간이 지난 이후에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도 주변 사람으로부터 부동산을 소개받은 터라 인간적인 측면에서 형사고소 등의 법적조치를 망설이는 효과도 볼 수 있었다.
반면, 기획부동산회사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한 피해자로서는 금전적인 피해와 더불어서,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인간관계가 깨져 사람 자체에 대해 불신감을 가지게 되며, 심지어는 이로 인해 가정파탄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까지 받게 된다.
이러한 폐해가 계속되자 기획부동산을 경계하는 집중적인 보도가 이어져서, 이제는 기획부동산의 영업형태인 회사측이 매수해 둔 큰 땅을 잘게 쪼개서 소액투자하라는 식의 권유에는 아예 귀를 닫아버리는 경향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기획부동산의 시도가 바로, 모 방송국에 제보된 위 사례가 아닌가 한다. ‘적은 금액이나마 돈을 받고서 물건을 보여줄 정도라면 상당히 가치가 있는 물건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진정한 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기획부동산으로부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 없는 분야에는 투자를 자제하는 투자의 기본원칙을 반드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투자대상으로서의 부동산은 다른 투자대상에 비해 투자금액이 크고, 한 번 투자되면 현금으로 다시 회수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모 방송사에 출연해서 부동산에 관한 전화 법률상담을 한 다음날, 방송시간에 전화상담한 사람이 다시 필자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당한 피해구제방법을 문의한 다음 전화를 끓기 전에 ‘혹시 좋은 부동산이 있으면 변호사님이 좀 소개해 달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투자에 목말라하면서도 투자노하우는 없는 답답한 사람들. 이들이 바로 기획부동산의 먹이감이 되는 것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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