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자국 최대 승차호출업체 디디추싱 등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를 이번주 내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증시에서 디디추싱과, 비슷한 규제를 받아온 중국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주 디디추싱과 트럭공유 플랫폼 만방(풀트럭), 구인구직 사이트 보스즈핀 관계자를 소환해 국가안보 조사 종료 계획을 전달했다. 당국은 디디추싱 등에게 부과했던 신규 회원 모집 금지, 중국 내 앱스토어에서 앱(응용프로그램) 삭제 등의 조치도 철폐한다.

CAC는 디디추싱이 지난해 6월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직후 조사에 착수했다. 디디추싱보다 한달여 앞서 상장한 만방과 보스즈핀도 조사 대상에 올렸다. 이어 9월에는 자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 상장할 때 국가안보 심사를 받도록 하는 규제도 추가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운행정보가 미국에 넘어갈 수 있으며, 이 경우 국가안보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국외로 유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당국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디디추싱은 결국 뉴욕을 떠나 홍콩에 다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자진 상장폐지를 결의했다. 이어 지난 2일 NYSE에 상폐 신청서를 냈다. 통상 상폐 신청 후 실제 폐지까지는 10일가량 걸린다.

디디추싱은 중국 내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했지만 당국의 강도높은 규제 이후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6월~지난 3월 호출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급감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차오차오, T3추싱의 호출건수는 34%, 104% 급증했다.

디디추싱의 주가는 6일(현지시간) 24% 급등한 2.3달러를 기록했다. 만방은 3%, 보스즈핀은 0.1% 올랐다. 이 세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해 7월1일 1150억달러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250억달러로 쪼그라든 상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