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④ 부천에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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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부천 경매시장이 예사롭지가 않다. 서울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면서도 그 동안 강남, 분당, 용인, 목동 등 여타지역에 밀려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부천지역 경매시장이 최근 수개월째 낙찰가율이 급등하고 입찰경쟁률이 치솟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천지원 1층에 자리하고 있는 경매법정은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다. 법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복도쪽 출입구나 중앙홀에까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법정이 작아서도 그렇지만 최근 부천 전역에 불고 있는 개발바람을 타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고자 경매법정 으로 몰려들고 있는 까닭이다.
어떠한 개발호재가 있기에 부천지역에 이렇듯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일까? 굳이 기존에 추진되어 왔던 지하철 7호선 연장, 부천 종합터미널 건립, 소사역세권 개발, 약대, 계수ㆍ범박 주택재개발, 여월택지개발 등의 개발호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최근 1년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굵직한 호재요인만도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지난해 6월 기본계획안이 마련되고 올해 9월 12일 승인ㆍ확정되어 지정된 부천시내 55곳에 이르는 도시정비예정구역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지정 절차를 거치고 있는 도시재정비촉진지구(일명 뉴타운사업지구)이다.
도시정비예정구역의 경우 원미구 22곳, 소사구 26곳, 오정구 7곳 등 모두 55곳을 지정하여 지난 9월 12일에 경기도 승인을 이미 마친 상태이다. 55곳의 총 면적은 118만여평에 해당하며, 재개발 또는 재건축 형식을 통해 사업이 추진된다.
반면 재정비촉진지구는 원미지구 65만평, 소사지구 71만7,000평, 고강지구 53만8,000평 등 총 190만평 정도로 도시정비예정구역보다 더 넓다. 현재 경기도에 촉진지구(뉴타운지구) 신청을 위해 타당성 검토 및 지정신청 용역을 발주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중 촉진지구가 지정되면 2008년 11월까지 도시재정비 촉진계획을 수립하고 2009년부터 단계별로 촉진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촉진지구내 정비예정지구가 27개소, 52만3,300평이 속해 있지만 부천 구도심 전역에 걸쳐 개발호재가 분포되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개발호재가 경매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한마디로 과열이라고 해도 보통 과열된 것이 아니다. 지난 8월 부천지역의 평균 낙찰가율은 72.21%를 기록하였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하였던 지난 4월의 76.06%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부천 경매시장을 이끌고 있는 아파트와 연립ㆍ다세대만을 놓고 보면 얘기는 사뭇 달라진다.
지난해 8.31 대책 이후 10월에 80.59%까지 떨어졌던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해 1월 원미구에서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88.81%까지 상승하였고, 도시정비예정구역에 대한 경기도 승인절차가 진행되던 4월(91.17%) ~ 6월(99.03%)간 3개월 연속 90%대를 돌파하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해 7월 도시정비예정구역과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지구)를 아우르는 ‘부천시 정비사업 및 촉진사업 추진계획’이 부천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후 8월 아파트 낙찰가율은 107.85%로 최고조에 달했다.
연립ㆍ다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10월 낙찰가율이74.14%에 불과하였으나, 올해 1월에 78.09%로 상승한 이후 2월(80.48%) 부터 8월말(88.92%) 현재까지 계속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낙찰률은 최근 4개월 연속 아파트를 추월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중이다. 지난해까지 연립ㆍ다세대는 평균40% 내외의 낙찰률을 보였으나, 올해 7월 50.9%를 기록하였고, 8월에는 71.74%로 아파트 낙찰률 60.87%를 10% 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경쟁률은 또 어떤가? 지난해 아파트나 연립ㆍ다세대 모두 5명 내외의 입찰경쟁이 있었지만 올해 1월에는 아파트가 9.05대 1, 연립ㆍ다세대가 6.53대 1을 기록한 후 8월에는 각각 10.07대 1, 9.45대 1로 더욱 치열해졌다. 평균 경쟁률이 그 정도이지 물건별로 20명 이상씩 경쟁하여 최초감정가를 넘겨 낙찰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예컨대 지난 8월 8일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소재 그린빌 19.9평형이 감정가 8500만원에서 한차례 유찰되어 5950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24명이 입찰경쟁한 끝에 감정가를 웃도는 9115만원에 낙찰된 바 있으며, 8월 16일에도 오정구 고강동의 한일아파트 15평형이 감정가 5000만원에서 한차례 유찰된 3500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감정가의 150.64%에 해당하는 7532만원에 낙찰되었으며, 이 때 입찰자는 무려 55명이나 되었다.
이 정도면 서울 뉴타운사업지구나 판교인근지역 경매시장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아파트는 그간 저평가되었다는 인식하에 가격상승이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고, 연립ㆍ다세대는 1억 미만의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반매물 가격은 오를 만큼 오른 데다가 매물마저 고갈된 상태지만, 요즈음 경매에 부쳐지고 있는 물건은 최소한 6개월 전에 감정평가된 것으로 그 감정평가액이 최근의 시세를 반영하지 못해 감정가 이상의 고가낙찰이 빈번하다는 것도 경매시장 과열을 이끄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시세보다 저평가된 경매물건이 어느 정도 해소된 시점에야 경매시장이 다소 안정되겠지만, 그러기에는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 이미 확정ㆍ승인된 55곳의 도시정비예정구역외에도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지구) 3곳의 지정이 예정되어 있어 부천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고, 더불어 경매를 위한 감정가격과 현 시세간 차이가 있는 매물의 출현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천지역 소재 경매물건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한, 두 차례 유찰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신건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공략하여야 하는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부천지원 1층에 자리하고 있는 경매법정은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다. 법정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복도쪽 출입구나 중앙홀에까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법정이 작아서도 그렇지만 최근 부천 전역에 불고 있는 개발바람을 타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고자 경매법정 으로 몰려들고 있는 까닭이다.
어떠한 개발호재가 있기에 부천지역에 이렇듯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일까? 굳이 기존에 추진되어 왔던 지하철 7호선 연장, 부천 종합터미널 건립, 소사역세권 개발, 약대, 계수ㆍ범박 주택재개발, 여월택지개발 등의 개발호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최근 1년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굵직한 호재요인만도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지난해 6월 기본계획안이 마련되고 올해 9월 12일 승인ㆍ확정되어 지정된 부천시내 55곳에 이르는 도시정비예정구역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지정 절차를 거치고 있는 도시재정비촉진지구(일명 뉴타운사업지구)이다.
도시정비예정구역의 경우 원미구 22곳, 소사구 26곳, 오정구 7곳 등 모두 55곳을 지정하여 지난 9월 12일에 경기도 승인을 이미 마친 상태이다. 55곳의 총 면적은 118만여평에 해당하며, 재개발 또는 재건축 형식을 통해 사업이 추진된다.
반면 재정비촉진지구는 원미지구 65만평, 소사지구 71만7,000평, 고강지구 53만8,000평 등 총 190만평 정도로 도시정비예정구역보다 더 넓다. 현재 경기도에 촉진지구(뉴타운지구) 신청을 위해 타당성 검토 및 지정신청 용역을 발주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중 촉진지구가 지정되면 2008년 11월까지 도시재정비 촉진계획을 수립하고 2009년부터 단계별로 촉진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촉진지구내 정비예정지구가 27개소, 52만3,300평이 속해 있지만 부천 구도심 전역에 걸쳐 개발호재가 분포되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개발호재가 경매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한마디로 과열이라고 해도 보통 과열된 것이 아니다. 지난 8월 부천지역의 평균 낙찰가율은 72.21%를 기록하였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하였던 지난 4월의 76.06%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부천 경매시장을 이끌고 있는 아파트와 연립ㆍ다세대만을 놓고 보면 얘기는 사뭇 달라진다.
지난해 8.31 대책 이후 10월에 80.59%까지 떨어졌던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해 1월 원미구에서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88.81%까지 상승하였고, 도시정비예정구역에 대한 경기도 승인절차가 진행되던 4월(91.17%) ~ 6월(99.03%)간 3개월 연속 90%대를 돌파하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해 7월 도시정비예정구역과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지구)를 아우르는 ‘부천시 정비사업 및 촉진사업 추진계획’이 부천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후 8월 아파트 낙찰가율은 107.85%로 최고조에 달했다.
연립ㆍ다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10월 낙찰가율이74.14%에 불과하였으나, 올해 1월에 78.09%로 상승한 이후 2월(80.48%) 부터 8월말(88.92%) 현재까지 계속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낙찰률은 최근 4개월 연속 아파트를 추월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중이다. 지난해까지 연립ㆍ다세대는 평균40% 내외의 낙찰률을 보였으나, 올해 7월 50.9%를 기록하였고, 8월에는 71.74%로 아파트 낙찰률 60.87%를 10% 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경쟁률은 또 어떤가? 지난해 아파트나 연립ㆍ다세대 모두 5명 내외의 입찰경쟁이 있었지만 올해 1월에는 아파트가 9.05대 1, 연립ㆍ다세대가 6.53대 1을 기록한 후 8월에는 각각 10.07대 1, 9.45대 1로 더욱 치열해졌다. 평균 경쟁률이 그 정도이지 물건별로 20명 이상씩 경쟁하여 최초감정가를 넘겨 낙찰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예컨대 지난 8월 8일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소재 그린빌 19.9평형이 감정가 8500만원에서 한차례 유찰되어 5950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24명이 입찰경쟁한 끝에 감정가를 웃도는 9115만원에 낙찰된 바 있으며, 8월 16일에도 오정구 고강동의 한일아파트 15평형이 감정가 5000만원에서 한차례 유찰된 3500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감정가의 150.64%에 해당하는 7532만원에 낙찰되었으며, 이 때 입찰자는 무려 55명이나 되었다.
이 정도면 서울 뉴타운사업지구나 판교인근지역 경매시장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아파트는 그간 저평가되었다는 인식하에 가격상승이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고, 연립ㆍ다세대는 1억 미만의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일반매물 가격은 오를 만큼 오른 데다가 매물마저 고갈된 상태지만, 요즈음 경매에 부쳐지고 있는 물건은 최소한 6개월 전에 감정평가된 것으로 그 감정평가액이 최근의 시세를 반영하지 못해 감정가 이상의 고가낙찰이 빈번하다는 것도 경매시장 과열을 이끄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시세보다 저평가된 경매물건이 어느 정도 해소된 시점에야 경매시장이 다소 안정되겠지만, 그러기에는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 이미 확정ㆍ승인된 55곳의 도시정비예정구역외에도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지구) 3곳의 지정이 예정되어 있어 부천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고, 더불어 경매를 위한 감정가격과 현 시세간 차이가 있는 매물의 출현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천지역 소재 경매물건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한, 두 차례 유찰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신건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공략하여야 하는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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