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매시장의 키워드는 아무래도 ‘빌라’라고 일컬어지는 ‘연립ㆍ다세대’가 될 듯 싶다. 불과 2년전인 2005년만 해도 넘쳐 날 정도로 물량이 쏟아져 나왔으되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해왔던 종목이 바로 연립ㆍ다세대였다. 그런 물건이 최근 1년째 아파트 이상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으니, 당시 연립ㆍ다세대를 무슨 애물단지처럼 천대시했던 투자자로서는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이하에서는 올 한해 경매동향을 설명하고, 내년도에는 경매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를 간략하게 전망해보기로 한다.
[2007년 경매 동향]
올해 경매시장의 특징을 간략하게 표현한다면 ‘경매진행건수 급감 및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 과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경매진행건수가 급감하였다. 2005년 한해 동안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물건수는 48만6천여건으로 외환위기 이후 정점에 달했던 2000년 당시의 90% 수준까지 이를 정도로 증가하였으나, 2006년에 43만건으로 줄어들더니 올해는 급기야 32만건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88% 수준이며, 2005년도 물량의 65.8% 수준에 불과한 수치이다.
특히 연립ㆍ다세대를 필두로 하는 주거용 부동산 경매물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연립ㆍ다세대의 경우 2005년 11만3천여건이었던 경매물건이 지난해 7만5천건으로 줄어들더니 올해는 그 반수도 안되는 3만1600건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아파트 역시 2005년 13만여건이었던 경매물건이 2006년 11만3천여건으로 감소하였고 올해는 지난해의 54% 수준인 6만1천건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주거용 부동산 경매물건이 눈에 띄게 감소하였다.
반면 2005년 8.31대책이 있기까지 아파트 이상의 인기를 누렸던 토지의 경우 2005년 8만6500건 정도로 최저점을 형성하였으나, 이후 다시 물량이 늘기 시작하여 지난해 9만4900건으로 9.7% 증가하였고,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약간 웃도는 수준의 물량이 경매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12월 중순까지 토지 9만3400여건이 경매에 부쳐졌다.
낙찰가율의 경우 연립ㆍ다세대 낙찰가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4.6%로 전년도 대비 0.9% 포인트 상승한 반면 연립ㆍ다세대의 경우 97.8%로 전년도 대비 무려 17.3%가 상승하였다. 경매사상 역대 최고의 평균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연립ㆍ다세대 평균 낙찰가율은 100%를 웃돌 정도로 연립ㆍ다세대 경매물건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05년 8.31대책의 여파로 2006년 82.9%까지 하락하였던 토지 낙찰가율은 올해 같은 기간 평균 88.5%를 기록하면서 상승곡선을 그렸으며, 근린(상가)의 경우 57.3%로 전년도 55.8%에 비해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
[2008년 경매시장 전망]
경매물건 감소세 고착화 되나?
– 올해 경매물건이 급감한 것은 경기회복의 원인이라기보다는 부동산가격급등으로 자연스레 자산건전성이 양호해지고 이로 인해 경매시장으로의 신규 유입건수 자체가 상당수 감소였으며, 주택(특히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 과열로 낙찰률이 상승하면서 경매시장에서 물건 소진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는 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올해 대선 이후 주택가격 상승이 더욱 점쳐지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부동산시장 과열이 재연될 수 있고, 더불어 올해와 같은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새 정부가 공약한대로 부동산거래, 세제, 대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전제를 기조로 한다. 규제완화가 쉽지 않거나 완화되더라도 더디게 진행되는 경우 2008년도 경매물건은 2007년보다 다소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 우선 담보대출금리가 두 자리수를 향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신규대출규제나 중복대출규제를 비롯하여 종합부동산세, 제산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경기회복이 단기에 달성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등등.., 감소요인보다는 증가요인들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낙찰가율 상승세 지속 – 최근의 아파트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12월 중순까지의 전국 전체종목 평균 낙찰가율이 73.3%로 경매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연립ㆍ다세대 낙찰가율의 급등에 힘입은 바 크다. 재건축ㆍ재개발, 뉴타운 등의 개발사업이 서울 및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까지 확대되고 있고, 아파트보다는 대출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투자금액의 소액 등 갖가지 이유로 연립ㆍ다세대의 변함없는 인기는 2008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 이명박 당선자의 대선공약에 따라 각종 부동산규제가 완화되고, 서울 및 수도권내 재개발, 재건축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최근 하향안정세를 유지했던 아파트 낙찰가율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낙찰가율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종별 인기도 전망은? – 당분간 연립ㆍ다세대의 인기를 능가하는 종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정책에 따라 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가 완화될 경우 아파트시장이 살아나면서 아파트가 예년의 명성을 다시 찾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토지의 경우 2005년 8.31대책 이후 세제부담, 부재지주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으로 인기도를 아파트나 연립ㆍ다세대에 내주고 있으나, 수도권을 비롯하여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신도시건설, 택지개발 등이 예정되고 있기 때문에 대토수요가 항상 대기하고 있고, 또한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투자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에 몰려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시금 평균 낙찰가율이 90%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근린(상가)의 경우 고유가, 금리인상 등 요인에 의한 실물경기 침체 영향으로 여전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종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파트, 토지에 대한 규제 완화가 불투명해질 경우 비교적 규제를 덜 받는 근린(상가)로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근린(상가)의 낙찰가율이 2003년 이후 5년만에 다시 60%를 돌파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내년 경매시장을 보는 주요한 포인트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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