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 중 하나가 시세보다 얼마나 싸게 매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요즘같이 시장의 변수가 많은 때에는 아무리 가치가 있고 수익성을 높여주는 부동산이라도 시가수준에 산다면 투자의 의미가 없다.

부동산의 할인매장 격인 법원경매장을 잘 활용해 알짜매물을 노리면 여전히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이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중소형 매물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이 90%를 넘고 한 물건 당 평균 5~10명이 치열한 입찰경쟁을 벌인다.

이제 서울․수도권에서 법원경매로 높은 시세차익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경매가 대중화하면서 고가낙찰이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인기지역의 아파트․상가는 감정가 이상 고가에 낙찰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법원경매로 돈을 벌 방법은 없을까. 길은 있다. 바로 경매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모든 투자시장에는 허점이 있듯이 경매시장에도 남들 눈에 띄지 않는 ‘진흙 속의 진주’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경매투자 경험이 많은 진짜 ‘선수’들은 소외매물을 집중 공략한다. 예를 들어 첫 입찰 물건, 재개발 재건축 대상 주택, 허름한 수도권 주택 등이다. 이런 물건들은 초보자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소외된 부동산들이다. 그러나 이런 부동산에 눈을 돌려 미래가치를 따져보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한 사례를 들어보자. 서울에 사는 강○○(35) 씨는 최근 수도권 재건축 대상 물망에서 제외된 아파트 한 채로 시세보다 4000만원 싼 값에 아파트를 낙찰 받는 데 성공했다.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한때 버블세븐 지역이었던 곳으로 실 면적 42㎡ 아파트가 감정가 1억3500만원에 나왔다. 이 아파트 시세는 한때 2억 원 선까지 올랐다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가 어렵다는 소문이 나와 시세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상태였다.

따라서 최근에 입찰에 부쳐진 아파트는 소외대상으로 입찰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저평가되어있는 이 아파트를 강 씨는 유찰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첫 입찰에 최저가만 써내 단독으로 낙찰 받았다. 통상 감정 시점에 따른 가격차를 이용해 투자기회를 삼은 것이다. 재건축 여부를 떠나 실제 거주목적으로 매입한 것인데 최근에는 리모델링 대상으로 물망에 올라 가격이 소폭 상승추세를 타고 있다.

또 허름한 주택이라도 주변이 가격상승의 재료가 있거나 리모델링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부동산이라면 적잖은 투자수익을 거두는 게 보통이다.

초보 투자자들은 경매물건에 대단한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권리분석을 철저히 하고 그 후 투자가치를 잘 파악하고 장래 가격상승 가능성이 높은 투자대상이라면 성공투자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경매시장은 적은 돈으로 투자효율을 높이는 부동산 덤핑시장인 만큼 시야를 좀 더 넓혀 고수익 물건과 함께 향후 투자성 있는 경매물건을 찾아내는 정성과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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