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경기 불황에다 낙찰률, 낙찰가율이 떨어지면서 경매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경매 투자하기 좋은 시점은 언제일까?
일반 부동산시장의 한파가 경매시장까지 전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한파로 내년 상반기까지 경매시장도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닥을 모르는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당분간 값싸게 부동산을 사는 경매시장마저 발길이 뚝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이 계속되는 상태에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경매투자를 늦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현재 경매시장에 나오는 경매물건은 가격거품이 빠지지 않아 감정가가 높은 시절에 감정된 경매물건이거나 집값과 땅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조정을 받고 있는 경매물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급하게 응찰할 필요가 없다.
내년 상반기에 실수요 차원에서 입찰을 고려한다면 부동산의 수요가 넉넉해 인기를 끄는 지역인 강남권과 버블세븐 지역은 감정가가 시세를 반영한 물건 중 2회 이상 유찰한 물건이라면 최저가 보다 약간 높은 값으로 낙찰 받으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향후 경매시장에서 노려볼만한 투자 상품, 지역은 어디일까?
경매시장에서 가격의 거품이 빠지지 않은 중대형 아파트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다세대·연립·단독주택보다 소형 수익성 부동산 상품을 고르는 게 훨씬 실속 있다. 그 중 도심 다가구주택, 오피스, 오피스텔, 소형 상가, 수도권 토지를 중심으로 투자하면 투자수익을 배가할 수 있다.
주택의 경우 투자목적으로 과다하게 대출 받았거나, 또 환금성이 떨어지는 중대형 물량이 내년 상반기까지 대거 공급될 예정이며 대기물량이 풍부한 상태이다. 그러나 고정적인 임대수익이 예상되는 도심 중소형 수익성 부동산은 경매 공급량이 그리 많지 않으며 주택보다 낙찰가율이 높은 편이다. 수익성 경매물건 중 감정가가 시세 수준에 감정됐다가 2회 정도 유찰된 경매물건은 임대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경기가 나아지면 환금성이 좋은 상품이다.
수요가 줄어드는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보다는 서울 도심, 신도시, 수도권 택지지구 등 배후 인구가 넉넉해 수요창출이 가능한 목 좋은 지역을 고르는 것이 최선책이다. 불황기에도 목 좋은 인기지역 경매물건은 낙찰가율이 80%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매 초보자 입장에서 효율적인 경매 투자법은?
부동산 장기 침체 우려로 응찰자가 줄어 경쟁률과 낙찰가율이 둔화되고 있으므로 내년 상반기까지 충분한 경매물건 검색과 낙찰가율 추이를 지켜보며 미리 입찰준비를 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다음 마음에 둔 지역의 값싼 매물을 꾸준하게 입찰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불경기 때에는 번거롭더라도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식 꾸준한 입찰 전략이 최선책이다.
그리고 자금여력에 맞춰 그동안 점찍어 둔 인기지역 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인기지역 경매물건 중에 유찰이 잦은 것을 집중적으로 여러 번 입찰하고 입찰 예정 경매물건 지역에 발품을 팔며 혹시 경매물건보다 더 싼 초급매물이 있는지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수요 초보 경매투자자는 경매물량이 풍부한 상태이므로 명도(집 비우기)가 수월한 경매물건을 고르는 것도 효율적인 경매투자 전략이다. 집주인이 살고 있거나 배당 받는 세입자가 거주하거나, 공실·공가상태의 경매물건은 명도가 손쉬워 입주 시기를 단축할 수 있고 이사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일석이조다. 초보자일수록 미리 명도대책을 세워 명도가 쉬운 물건을 우선적으로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매 투자 시 유의점은?
유찰이 잦은 경매물건은 이유를 정확히 짚고 응찰해야 함. 경기 한파 때문에 여러 번 유찰되는 경우도 있지만 권리 상, 물건 상 하자 때문에 유찰이 된 경우가 많다. 반값까지 떨어진 물건이라면 경매물건 상 하자로 낙찰자가 인수해야하는 다른 권리가 있는지를 조사해봐야 한다.
집 값 하락기에는 경매감정가를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 감정가는 통상 경매에 부쳐지기 3~5개월 전에 감정된 물건이기 때문에 감정가가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매물건은 여러 번 유찰됐지만 알고 보니 뻥튀기 감정가여서 시세수준보다 약간 싼 값에 낙찰 받는 경우도 있다. 감정가는 기준가격이라는 판단 하에 정확한 시세조사 후에 입찰을 결정하고 되도록 충분히 가격거품이 빠져 시세의 30% 이상 낮은 값에 낙찰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www.metro21c.co.kr) 02-765-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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