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물건-입찰 꺼리는 비선호, 틈새종목
경매시장이 여전히 북적댄다. 정부의 DTI 규제로 집값 오름세가 한풀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는 수요자들이 몰려드는 경매시장은 부동산 실속투자자들의 최대 관심투자처이다. 특히 무주택자나 여윳돈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값싸게 부동산을 사들이는 경매는 떨이시장으로써 최대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경매가 핫이슈로 주목받는 이유는 부동산값이 하향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저가매물이 귀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날 달까지 전국 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낙찰된 부동산만 7만 여건에 총 11조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낙찰율과 낙찰가율은 각각 64%, 76%로 전년 대비 낙찰율은 4%p 오르고 낙찰가율은 4%p 하락했다.
올 연말까지 경매시장을 통한 부동산투자는 인기를 끌 전망이다. 앞으로 경매 물량의 꾸준한 증가로 수요자들의 저가매물 탐색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자의 상환 부담과 금융권 부실채권 증가 여파로 경매로 유입되는 물량이 늘어 값싸게 부동산을 장만할 기회는 넉넉하다. 실속 투자자라면 저가 우량물건을 중심으로 검색해보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값싸게 사야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경매시장에서 최대의 수익을 올리려면 경매 시작부터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입찰경쟁이 치열한 인기지역 물건의 입찰을 고려할 경우 몇 개월간 경매시장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저가낙찰이 늘거나 우량물건이 나타나는 시기를 노려 집중적으로 입찰하는 전략이 최선이다.
투자자들은 부동산값 상승 초기에 집중적으로 입찰하려는 성향이 있다. 내 집 마련의 조급함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우르르 입찰에 참여했다가 고가에 낙찰되는 사례를 보고 영영 경매시장을 떠나기도 한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최근의 낙찰 추이를 지켜본 후 경매의 틈새 물건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매에서 틈새투자란 남들이 잘 찾지 않는 비선호 종목이거나 입찰을 꺼려 저가에 낙찰되는 물건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경매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많은 사람이 입찰하는 종목이나 권리관계가 단순한 물건은 고가낙찰로 인해 차익을 거의 남기지 못한다. 반면 비선호 종목은 통상 낙찰가 대비 5~10% 정도 낮은 값에 낙찰된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경매물건의 경우 낙찰가율 86%대, 수도권의 경우 80%대, 지방의 경우 75% 선을 보인다. 통상 대단지, 브랜드,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에는 90%선을 넘어서며 시세 대비 큰 차익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입찰경쟁률도 7대 1 수준이어서 최저가만 써내면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같은 아파트라도 저가에 낙찰되는 물건들은 따로 있다. 강남권과 버블세븐지역 등 인기지역 아파트 경매물건이라도 낙찰가율 80%를 넘지 않는 틈새 경매물건으로는 빌라형, 고가 대형아파트, 오피스텔 또는 주상복합형아파트, 맨션형과 타워형, 복합빌딩 아파트, 나홀로 아파트 등은 낙찰가율이 낮은 편이다.
이렇게 낙찰가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낮아 입찰장에 사람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건설사가 지은 비브랜드, 저층이나 고층, 중층의 단지 규모 작은 아파트는 일단 가격상승폭이 적고 주거환경이 불편할 것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어서다. 같은 가격을 주고 경매로 산다면 차라리 인기 아파트를 사겠다는 경매투자자의 심리가 경매시장에도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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