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換骨奪胎). 수년내 흑석동에 딱 어울릴만한 사자성어를 찾으라면 바로 이 말이 아닐까?

흑석동은 강남권이 지척이고 한강변이 내려다보일 뿐만 아니라 배후에 달마산(공원)이 위치해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천혜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20년 이상 된 단독, 다가구, 연립ㆍ다세대 주택이 많아 차량 한대 정도가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길이 다수 존재하는 등 기반시설이 매우 열악했던 지역이다.

다른 지역이 지하철이니, 한강변 공공성 회복이니, 재건축이니 해가면서 떠들어댈 때도 이렇다할 변변한 호재 하나 없어 집값 상승을 이웃 불구경하듯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그랬던 흑석동이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지난해 7월, 이 지역 주민들의 절대 숙원사업이었던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었고, 2005년 12월 뉴타운지구에 이어 2006년 10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뉴타운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어 교통여건에 이어 주거환경이 대대적으로 개선될 소지가 다분해졌기 때문이다.

흑석뉴타운은?
흑석뉴타운은 흑석동 84-10번지 일대 894,933㎡(약 27만평) 규모로 중앙대학교 등 학교시설과 기존 아파트단지(동양메이저, 청호, 명수대현해, 한강현대 등)를 제외하면 사실상 흑석동(1,2,3동) 전지역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지역 뉴타운사업지구 중 단위 행정동 전체가 뉴타운사업지구에 속하는 유일한 지구라 할 수 있다.

사업지구 북측 전면에 현충로가 접하고 있고 한강변 명수대현대, 한강현대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올림픽대로가 지나고 있다. 이들 도로외 사업지구내 2차선 이상 도로가 없을 정도로 도로여건이 열악하다.

지형이 한강변을 향해 북하향 또는 동북하향 완경사를 이루고 있어 현충로에서 멀어질수록 한강조망에 더 유리하며, 뉴타운 개발은 4구역~10구역으로 나뉘어져 각 구역별로 사업이 진행된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지만 어느 지구나 마찬가지로 여러 정황상 이보다 완공시점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거중심형 뉴타운사업지구로 개발할 예정이며, 모두 1만6백27가구(임대 1천2백49가구)를 계획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 뉴타운사업지구와 마찬가지로 지분권자(조합원수)가 워낙 많은 탓에 사실상 일반분양되는 물량은 20%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공급계획은?
흑석뉴타운에서는 올해 2곳에서 분양이 이루어진다. 먼저 대우건설이 흑석4구역에서 총 8백63가구 중 2백11가구(77~162㎡)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으로는 1월에 공급될 예정이었으나 2월로 연기된 바 있으며, 2월 일정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업지구 동측 끝자락에 위치하며, 국립현충원과 거의 맞닿아 있어 현충원 조망이 가능하고 저층부를 제외한 중층이상에서는 한강조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6월에는 동부건설이 흑석6구역 재개발을 통해 9백59가구 중 1백91가구(110~177㎡)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중앙대와 은로초교 남측에 걸쳐 있고, 사업지구 남측 끝자락에 있어 한강조망으로 보자면 가장 유리한 고지에 해당한다.

흑석뉴타운의 장ㆍ단점은?
[장점] 한강변을 바라보고 경사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한강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업부지의 지형ㆍ지세, 한강이 북측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단지배치 역시 북향이 불가피하지만 완전 북향이 아니라 동북향 배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타운사업지구 남측 중심에 중앙대가 인접해 있고, 남측 근거리에 숭실대가 소재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한강 이남 서울에서 유일하게 2개 이상의 대학교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 매매수요나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간 대학 및 병원 종사자 대부분이 흑석동이 아닌 인근지역 내지 강북지역에 주소지를 둘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했다는 점에서 향후 뉴타운 개발로 인해 이들 수요층을 대거 흡인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강서권(김포공항)이나 강남권(교보생명사거리)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사업지구 주변에 중앙대, 숭실대가 소재하고, 은로초, 중대부속초, 강남초등학교를 비롯 중대부속중, 동양중학교 등이 있기 때문에 교육여건이 우수하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자랑거리.

[단점] 뉴타운사업 특성상 지분권자(조합원수)가 많기 때문에 전체 공급물량대비 일반공급물량이 매우 적다는 데에서 일반분양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흑석뉴타운의 경우 왕십리 뉴타운(39.4%)과 달리 일반분양분이 전체 공급물량의 20% 내외 수준으로 매우 적기 때문에 한강조망이 가능한 층을 분양받기가 쉽지 않다라는 것이 단점이다.

또한 흑석동은 중앙대 부속병원, 흑석시장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생활편의시설이 없어 백화점이나 할인점 이용을 위해 반포 방면 또는 보라매공원, 영등포역 주변으로 이동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곳이다. 경사, 부정형의 협소한 부지 여건상 뉴타운사업 완료 후에도 이러한 여건은 개선될 여지가 없는 것이 흠이다.

예상 분양가는?
흑석 뉴타운 주변에 소재한 아파트로 뉴타운 동북측 한강변에 위치한 명수대 현대 및 한강현대아파트가 있다. 이들 아파트 시세가 3.3㎡당 1800만원 내외에서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뉴타운 아파트 분양가 역시 이들 수준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명수대현대나 한강현대는 현충로와 올림픽대로 사이에 위치해 있고, 단지 남측의 현충로보다 지대가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한강변에 접한 단지라는 이점을 제외하고는 입지적으로 뉴타운사업지구가 더 경쟁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입지적 우위, 분양가상한제 완화, 2~3년 후 입주하는 새아파트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3.3㎡당 2천만원 내외에서 분양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분양 후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
사업지구 남측에 인접한 동양메이저나 유엔아이빌을 비롯하여 남(서)측 달마공원 너머에 위치한 삼성래미안2, 3차는 올해 1월말 현재 분양가대비 2~3배 정도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있다. 물론 그간의 부동산시장 호황세에 힘입은 가격상승, 지하철 개통으로 인한 호재가 작용한 점이 있는 반면 향후 흑석뉴타운 공급물량의 경우 이러한 호재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프리미엄 형성의 정도가 이전 아파트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하철9호선의 영향력(2구간 공사중)이 아직 끝난 상황이 아니고 한강조망권이 확보된다는 점, 2000~2001년 분양과 2003년 입주 이후 신규 공급물량이나 입주물량이 없었다는 점, 사업지구내 주거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프리미엄 가치 상승력은 충분히 남아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분양가가 관건이겠지만 흑석뉴타운 한강조망이 가능한 아파트의 입주시점 시세상승력은 3.3㎡당 2200만원~2500만원 정도. 3.3㎡당 1800만원에 분양이 이루어졌다고 가정하면 109㎡ 공급형 기준 1억2천만원~2억3천만원 정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강변에 접해 있고, 강남권에 인접해 있었으면서도 그간 큰소리 한번 칠 수 없었던 흑석동이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지하철9호선의 개통, 10년 가까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해갈, 노후주택지 정비 등을 통해 한강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비상(飛上) 채비를 하고 있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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