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 떨어지고 경쟁률도 하락세, 저가매입 가능
법원 경매시장이 종목과 지역별로 양극화·차별화 현상이 가속되면서 예전 ‘묻지마 낙찰’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그동안 경매 특성상 경험 없는 일반투자자들이 경매에 참여함에 따라 지역 간 차별 없이 중소형 아파트 등 공동주택 중심으로 80%대의 낙찰가율을 보이는 게 통례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인기 있는 호재지역 중소형 아파트나 토지 등 장기투자용 경매 물건만이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대신 비인기 지역과 매물 공급이 많은 지역은 입찰경쟁률과 낙찰가율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양극화 현상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앞으로 경매시장 열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저금리 기조 지속과 함께 시중 유동자금이 넘쳐나면서 한 푼이라도 싸게 부동산을 잡아두려는 내 집 마련 실수요자와 임대소득을 바라보고 투자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의 꾸준히 경매시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는 경기와 거꾸로 가는 경향이 있다. 경제상황이 좋으면 경매물건이 줄어들어 침체기를 맞는 반면 경제가 나빠지면 알짜 부동산을 고르는 틈새시장 역할을 한다. 2008년 80만 건이던 가압류·가처분 등 보전처분 건수가 지난 2009년에는 100만 여건에 달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시간이 갈수록 부동산 강제처분은 늘 수밖에 없다.
경매물건이 꾸준히 늘어날 것을 감안해 투자전략을 짜두는 게 바람직하다. 부지런히 경매 틈새시장을 찾다보면 저가낙찰 기회가 많고 첫 입찰물건이라도 감정가와 현 시세 차이를 이용해 시세보다 20~30% 싼 경매물건을 찾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은 지난해와 비교해 낙찰가율이 6% 떨어졌다. 5월 78.51%로 80%대까지 붕괴되고 있어 올 들어 가장 낮다. 특히 40평형 이상 대형아파트는 8% 가까이 낙찰가율이 떨어져 뚜렷한 투자 메리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투자열기가 주춤하고 청약열기가 떨어지는 추세여서 더욱 낙찰가율 약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인기지역, 중·대형 평수를 위주로 경매아파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특히 강남권의 나 홀로 아파트, 주상복합, 재건축이 진행되는 중·대형 아파트 중심으로 꾸준한 입찰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경매 특성상 남들이 많이 찾지 않는 소외, 비인기 틈새 아파트가 투자실익 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이후 꾸준히 낙찰가율 상승세를 탔던 단독과 다세대주택도 요즘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경매시장에 새로운 틈새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달이면 200여건이 넘는 물건이 경매시장에 나오며 낙찰가율 70%대를 보이고 있다.
입찰경쟁률도 4~5대 1 수준이여서 지난해에 비해 수월하게 낙찰 받을 기회가 많다. 다만, 가격 거품이 많은 시기에 감정된 물건이 많아 되도록 수차례 유찰되거나 감정가가 현시세보다 저평가된 물건을 고르는 게 요령이다.
경매 초보자라면 일반 투자자들 관심이 덜 몰리는 소외지역 매물을 중심으로 남들과 반대로 투자한다는 자세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는 다소 허름하고 볼품없지만 증·개축이나 새로 지을 경우 개발 가능성이 있는 단독주택, 재건축 가능성을 보고 대지 넓은 연립, 낙찰가율이 50%선을 보이는 아파트 단 지 내 상가를 잘 고르면 ‘대어’를 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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