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거래대금을 축소신고하기로 한 약속을 위반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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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부동산매매과정에서 실제 거래금액보다 적은 금액으로 세무서 등에 신고하기로 합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매당사자 중 어느 한쪽, 특히, 매수인이 이런 약속을 어기고 실제 거래금액을 그대로 신고해버리는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이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판결이 선고되어 소개한다. 광주고등법원 2010. 6. 9.선고 2009나5819 손해배상(기) 건인데, 여러가지 주장이 있었지만 의미있는 주장만을 간추려 정리한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7. 2. 16. 피고들과 사이에 원고가 피고들에게 원고 소유의 광주 소재 답 1535㎡(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매매대금을 830,000,000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매매대금을 위 830,000,000원이 아닌 540,000,000원으로 기재한 매매계약서(속칭 '다운(down)계약서', 이하 '이 사건 다운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 관할 세무서 위 축소된 540,000,000원이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가액이라고 신고하고, 이에 따라 부과된 양도소득세 15,787,619원을 관할세무서에 납부하였다.
다. 피고들은 2008. 2. 29. 박**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매대금 1,000,000,000원에 매도한 후 관할세무서에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가액을 위 540,000,000원이 아닌 실제 취득가액 830,000,000원으로 신고하였다.
라. 이에 관할세무서는 2009. 5. 경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양도가액이 과소신고 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추가로 양도소득세 및 가산세 214,355,040원, 주민세 소득세할 납세액 21,435,500원을 납부하라고 고지하였다.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면 양도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피고들의 적극적인 권유 내지는 회유에 의하여 이 사건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양도가액을 축소신고하게 된 것이므로, 피고들은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또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양도가액을 축소신고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고, 위 약정에는 피고들이 추후 수정신고를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약정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인바, 피고들은 위 약정을 위반하여 양도가액을 수정신고 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위 약정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판 단
가. 불법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각 증언만으로는 피고의 적극적인 권유 내지 회유만으로 이 사건 다운계약서가 작성되고 양도가액이 축소신고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고들의 권유 내지 회유에 의하여 이 사건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관할 세무서에 양도가액을 축소 신고한 것이라 하더라도, 원고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이 사건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양도소득세를 면탈하기 위하여 양도가액을 축소 신고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들이 위와 같이 다운계약서 작성 및 양도가액의 축소신고 행위가 적법한 행위라고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가 위와 같은 약정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다운계약서 작성 및 양도가액 축소신고 요청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채무불이행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추후 양도가액을 수정신고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위와 같은 약정은 소득세법 등 관련법령에 의한 실거래가 신고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원고 주장의 약정이 무효인 이상 피고들은 그 위반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에서 참고하세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