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자는 ‘채무자’거나 ‘소액임차인’ 유리
소형 아파트 경매는 경쟁자가 많아 낙찰가율이 다소 높은 편이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자가 많이 몰리고 실수요자들이 몰려드는 시장이라 인기가 높아서다. 따라서 나름대로 값싸게 낙찰 받으려면 미리 입찰전략을 세워야 한다. 값싸게 낙찰 받으려면 인기지역 유명 아파트만 고집하면 실속이 없다. 경쟁률이 치열한 역세권과 대단지 소형은 낙찰가율이 85%를 넘고 경쟁률도 10대 1을 넘는다. 그러나 주상복합이나 소단지, 비역세권은 2회 유찰 후 낙찰가율이 70%선이다.
입찰 예상지역 내 유사 아파트의 최근 낙찰사례를 보면 소형아파트 경매의 인기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입찰하고자 하는 아파트와 가깝거나 유사지역 최근 낙찰 사례를 살펴보면 얼마 정도에 낙찰되고 몇 명이 입찰하는 지 살필 수 있다. 과열양상을 보이거나 경쟁이 치열하면 조급하게 입찰하기보다 잠시 입찰을 늦추고 유사지역 내 물건을 노리는 게 낫다.
소형 아파트는 교통여건이 양호한 곳이 좋으며 브랜드보다 입지가 더 중요하다. 준공연도가 오래되지 않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으며 관리비가 부담이 적은 지역난방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자금여력이 부족하면 은행권의 경락잔금 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대출은 낙찰가의 30~40% 선에서 제1금융권으로부터 연 6~7% 금리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인기가 높은 소형 아파트는 입찰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져 오히려 높은 가격에 낙찰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가능한 여러 아파트에 최저가에서 약간의 가격을 올린 금액만 써내 꾸준하게 입찰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다리품을 팔더라도 여러 물건에 입찰해야 그중 시세 차익이 큰 아파트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
경매 물건은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법원의 감정평가서나 현황조사서만 믿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반드시 입찰 전에 해당 경매 아파트를 찾아 임차인 조사를 철저히 하고 대항력이 없는 세입자라도 직접 만나 명도저항 여부와 이사계획을 확인해야 한다. 아파트 감정가의 맹신은 금물이다. 반드시 인터넷 매물의 비교와 함께 중개업소에 들러 현지 시장가격을 파악한 후 쓰고자 하는 입찰 예정가와 시세를 비교한 수익성 분석이 필수적이다.
대체로 아파트는 10여명 정도가 입찰에 참여해 분위기가 과열되는 게 보통이다. 적정 기준가격을 미리 정해둬야 한다. 관리비 연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추후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다. 아파트 연체관리비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복도나 엘리베이터 등 공유부분에 대해서만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끔 임차인이 과다한 관리비를 미납해 체납관리비가 수 백 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형 아파트 입찰에서 주의할 점은 간혹 임차인이 거센 명도저항을 하는 경우다.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한꺼번에 날려야 하거나 영세민이나 생활보호대상자가 거주해 심하게 이사 가기를 거부하는 경우라면 입찰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거나 임차인이 있더라도 일정금액을 배당을 받거나 소액임차인으로서 우선 변제받는다면 별 저항 없이 이사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경매 대중화로 아파트 경매의 재미는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불황기 최고의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는 곳이 법원 경매시장이다. 소형 아파트는 매매차익을 겨냥한 공격투자보다는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고 틈틈이 우량 틈새 경매물건을 검색하고 꾸준히 입찰전략을 세운다면 값싸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가져다주는 실속 있는 틈새 투자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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