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보금자리 물량 축소가 능사는 아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보금자리주택 3차지구 사전예약물량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3차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5개 지구 중 2개 지구가 사전예약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 나머지 3곳의 사전예약물량도 대폭 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0월 27일 3차 보금자리지구 광명ㆍ시흥, 성남 고등, 서울 항동, 인천 구월, 하남 감일 등 5곳 중 광명ㆍ시흥과 성남 고등 2곳을 11월에 예정된 사전예약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 2곳에서 예정됐던 보금자리주택 2만4700가구(광명ㆍ시흥 2만2000가구, 성남 고등 2700가구) 중 사전예약물량 약 9900가구 공급이 없던 일로 돼버렸다.
또한 나머지 3곳에서 공급하기로 예정됐던 사전예약물량도 서울 항동지구 1400가구(총 보금자리주택 3400가구)에서 1000가구로, 인천 구월지구 1700가구(총 보금자리주택 4300가구)에서 1200가구로, 하남 감일지구 3400가구(총 보금자리주택 8400가구)에서 2300가구로 각각 축소됐다. 3차지구에서 공급이 예정됐던 총 사전예약물량 1만6400가구가 4500가구 정도로 대폭 줄어든 셈이다.
MB표 대표 친서민 주택을 표방하고 지난해 9월에 첫 선을 보인 보금자리주택은 나름 입지적 장점을 갖춘 데다 분양가가 인근시세의 50%(강남)~70%(기타지역)에 공급돼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일에 이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주택시장을 비롯한 분양시장 전반적인 침체로 올해 5월 공급된 2차 보금자리 사전예약에서는 강남권에서만 비교적 선방했을 뿐 남양주 진건과 시흥 은계지구에서는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이에 앞서 3월에 서울 항동 등 5곳을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발표했고, 2차 보금자리 사전예약 결과의 초라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5월말에 지정ㆍ고시에 이를 정도로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매우 의욕적인 자세를 견지해왔다. 그간 주택건설업계나 관련 업계에서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민간주택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숱한 지적에도 보금자리와 민간분양주택은 그 수요계층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꿋꿋한 자세를 견지해왔던 당국이 보금자리주택 공급 속도 및 물량 조절에 들어간 까닭은 무엇일까? 당국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하철, 도로 등 기반시설 부족, 환경영향평가 지연,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 서남부권의 주택공급 과잉, 민간분양시장 영향 등을 주된 이유로 들고 있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닌 듯하다.
보금자리지구 대부분이 도로ㆍ교통에 대한 기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지역으로 선정됐고 미흡한 부분은 보금자리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소요되는 4~5년 기간동안 추가 건설하거나 확충하면 될 일이요, 서남부권 주택공급 과잉은 3차 보금자리지구 계획 발표 때 이미 문제됐던 부분이다. 또한 민간분양시장에 미칠 영향들은 이미 보금자리 시범지구 공급 때인 1년 전부터 줄기차게 문제제기가 있었던 사항 아닌가?
이번 보금자리 사전예약물량 축소는 부동산시장 침체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보금자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한다면 바로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강남권 50~60% 수준, 기타지역 70~80% 수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보금자리 사전예약 공급 후 부동산시장 침체로 연일 주택가격이 떨어져 시범지구나 2차지구 보금자리 분양가가 이미 주변 시세를 웃도는 지경이 됐다. 보금자리주택으로서의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셈이다.
특히 2차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시흥 은계나 남양주 진건 등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던 것도 부담이고, 시장여건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사전예약 후 2~3년에 있을 본청약 시 본청약 포기 사례가 대거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예정했던 대로 3차지구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양가 수준도 고민이지만 가뜩이나 줄어들지 않고 있는 수도권 미분양 물량만 더 증가시키는 꼴이 되지 않을까 내심 염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보금자리 미분양 증가는 사업시행주체인 LH의 재정난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도 LH로서는 딜레마다. 자의반 타의반 보금자리주택 공급속도 조절의 명분은 널브러져 있는 셈이다.
이번의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물량 조절이 시장에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공급돼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위한 대기수요 발생, 일반분양 회피 등으로 전세가 상승은 물론 일반분양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인식돼왔다.
이로 인해 주택사업 관련업계나 전문가들로부터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대한 시기 및 공급량 조절의 필요성이 대두된바 있었던 터이다. 결과적으로 성남고등과 광명ㆍ시흥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물량이 3차에서 제외된 것은 환영할 만한 조치로 지역내 보금자리주택 대기수요자의 기존주택 매매나 신규분양주택 청약수요로의 전환으로 인한 주택시장 정상화도 일정부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의 전세난이나 주택가격 상승요인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간 민간주택 공급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보금자리 물량마저 급감한다면 향후 수급불균형이 주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단순 보금자리주택 물량 조절보다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공급이 꾸준히 이루어지도록 하되, 분양물량을 가급적 줄이고 임대물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 오히려 일반거래 및 분양시장을 정상화시키고 나아가 전세시장을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공급물량이 조절되는 지역은 경우에 따라서는 주택수요자들에게 주택공급량 감소라는 심리적 압박요인으로 작용해 단기적으로 전세가 상승이나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국토해양부는 지난 10월 27일 3차 보금자리지구 광명ㆍ시흥, 성남 고등, 서울 항동, 인천 구월, 하남 감일 등 5곳 중 광명ㆍ시흥과 성남 고등 2곳을 11월에 예정된 사전예약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 2곳에서 예정됐던 보금자리주택 2만4700가구(광명ㆍ시흥 2만2000가구, 성남 고등 2700가구) 중 사전예약물량 약 9900가구 공급이 없던 일로 돼버렸다.
또한 나머지 3곳에서 공급하기로 예정됐던 사전예약물량도 서울 항동지구 1400가구(총 보금자리주택 3400가구)에서 1000가구로, 인천 구월지구 1700가구(총 보금자리주택 4300가구)에서 1200가구로, 하남 감일지구 3400가구(총 보금자리주택 8400가구)에서 2300가구로 각각 축소됐다. 3차지구에서 공급이 예정됐던 총 사전예약물량 1만6400가구가 4500가구 정도로 대폭 줄어든 셈이다.
MB표 대표 친서민 주택을 표방하고 지난해 9월에 첫 선을 보인 보금자리주택은 나름 입지적 장점을 갖춘 데다 분양가가 인근시세의 50%(강남)~70%(기타지역)에 공급돼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일에 이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주택시장을 비롯한 분양시장 전반적인 침체로 올해 5월 공급된 2차 보금자리 사전예약에서는 강남권에서만 비교적 선방했을 뿐 남양주 진건과 시흥 은계지구에서는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이에 앞서 3월에 서울 항동 등 5곳을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발표했고, 2차 보금자리 사전예약 결과의 초라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5월말에 지정ㆍ고시에 이를 정도로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매우 의욕적인 자세를 견지해왔다. 그간 주택건설업계나 관련 업계에서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민간주택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숱한 지적에도 보금자리와 민간분양주택은 그 수요계층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꿋꿋한 자세를 견지해왔던 당국이 보금자리주택 공급 속도 및 물량 조절에 들어간 까닭은 무엇일까? 당국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하철, 도로 등 기반시설 부족, 환경영향평가 지연,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 서남부권의 주택공급 과잉, 민간분양시장 영향 등을 주된 이유로 들고 있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닌 듯하다.
보금자리지구 대부분이 도로ㆍ교통에 대한 기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지역으로 선정됐고 미흡한 부분은 보금자리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소요되는 4~5년 기간동안 추가 건설하거나 확충하면 될 일이요, 서남부권 주택공급 과잉은 3차 보금자리지구 계획 발표 때 이미 문제됐던 부분이다. 또한 민간분양시장에 미칠 영향들은 이미 보금자리 시범지구 공급 때인 1년 전부터 줄기차게 문제제기가 있었던 사항 아닌가?
이번 보금자리 사전예약물량 축소는 부동산시장 침체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보금자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한다면 바로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강남권 50~60% 수준, 기타지역 70~80% 수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보금자리 사전예약 공급 후 부동산시장 침체로 연일 주택가격이 떨어져 시범지구나 2차지구 보금자리 분양가가 이미 주변 시세를 웃도는 지경이 됐다. 보금자리주택으로서의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셈이다.
특히 2차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시흥 은계나 남양주 진건 등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던 것도 부담이고, 시장여건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사전예약 후 2~3년에 있을 본청약 시 본청약 포기 사례가 대거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예정했던 대로 3차지구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양가 수준도 고민이지만 가뜩이나 줄어들지 않고 있는 수도권 미분양 물량만 더 증가시키는 꼴이 되지 않을까 내심 염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보금자리 미분양 증가는 사업시행주체인 LH의 재정난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도 LH로서는 딜레마다. 자의반 타의반 보금자리주택 공급속도 조절의 명분은 널브러져 있는 셈이다.
이번의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물량 조절이 시장에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공급돼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위한 대기수요 발생, 일반분양 회피 등으로 전세가 상승은 물론 일반분양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인식돼왔다.
이로 인해 주택사업 관련업계나 전문가들로부터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대한 시기 및 공급량 조절의 필요성이 대두된바 있었던 터이다. 결과적으로 성남고등과 광명ㆍ시흥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물량이 3차에서 제외된 것은 환영할 만한 조치로 지역내 보금자리주택 대기수요자의 기존주택 매매나 신규분양주택 청약수요로의 전환으로 인한 주택시장 정상화도 일정부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의 전세난이나 주택가격 상승요인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간 민간주택 공급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보금자리 물량마저 급감한다면 향후 수급불균형이 주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단순 보금자리주택 물량 조절보다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공급이 꾸준히 이루어지도록 하되, 분양물량을 가급적 줄이고 임대물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 오히려 일반거래 및 분양시장을 정상화시키고 나아가 전세시장을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공급물량이 조절되는 지역은 경우에 따라서는 주택수요자들에게 주택공급량 감소라는 심리적 압박요인으로 작용해 단기적으로 전세가 상승이나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