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지역 수익형 부동산만 ‘인기’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내년 부동산 시장에서 효율적인 전략을 짜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2011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대체로 ‘맑음’이지만 대다수 현장 전문가들은 시장 체감 경기가 악화된 상태에다 가계부채가 늘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내년 시장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바닥을 다지고 있으나 상승 국면 전환으로 보기에 아직 시기상조라고 점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이후 서울·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와 주택시장은 거래감소와 가격하락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약 2%, 신도시는 3% 넘게 하락했다. 수도권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분당과 일산은 2007년 고점 대비 20%까지 하락한 상태다. 아파트 가격 상승의 견인역할을 했던 수도권 인기지역 아파트 가격이 줄줄이 내리막 현상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도 상당기간 침체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민간아파트 분양시장은 미분양 적체와 신규 수요 감소로 인해 청약경쟁이 떨어지는 등 침체 가능성이 예상된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데다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시프트 등 서민 주거정책을 펴면서 수요자들의 생각이 투자에서 거주 개념으로 달라진 것도 한 이유다. 부동산경기 불황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뚜렷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아 얼어붙은 투자자의 매수심리를 풀리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신규분양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대형 부동산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의 경우 인구구조 변화와 미분양 물량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침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기 침체와 소득 하락으로 대형수요가 계속 줄고 있는데다 은퇴세대들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넓은 집을 팔아 중소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즉 대형은 뒤를 받쳐줄 매매수요가 없어 하락하고 중소형만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부동산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아파트값의 완만한 회복조짐이 예상된다. 지방은 최근 2~3년 사이 신규 공급물량이 부족해 입주물량이 감소한데다 수급 불균형 문제로 기존 주택 매매가 소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부산·대전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주택구매 심리가 살아나 지방시장의 온기가 예상된다. 다만 주택 규모에 따라 수요가 많은 중소형과 미분양 물량이 줄고 있는 광역시 일대가 오름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줄곧 이어진 집값 하향 조정은 수요자들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 매매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대다수의 수요자들이 부동산을 바라보는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꺾여 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사라지고 있다. 수요자들은 주택값이 추가로 하락하리라 예상하며 주택구매를 미루며 전세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예전의 전세금 상승, 거래증가 등은 시간을 두고 시장이 좋아졌지만 지금은 불확실성이 커져 시장 회복을 단언하기 어려워 졌다.
내년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인 거래 침체 속에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예상된다. 다만 일부 호재지역만 가격반등 양상을 띠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는 늘어나는 종목 간 차별화와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 급등락 현상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무리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실수요자들은 상환능력을 고려해 저가 매물에 투자하고 가격변동이 적은 소형, 수익형부동산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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