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내고 밑바닥부터"…30대 청년이 노인사업 뛰어든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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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을 내고 노인 방문요양센터 프랜차이즈에 가입해 밑바닥부터 배웠어요. 시니어 시장이 ‘기회의 땅’이라는 걸 몸으로 부딪혀 깨달았죠."
실버테크 스타트업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이진열 대표(33)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니어 대상 비즈니스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른살이었던 2019년 요양 서비스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서비스로 방문요양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업 후 3년간 한국시니어연구소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만 123억원에 달한다.
마이돌 사업을 접은 그는 앞으로 확실히 커질 시장이 어딘지부터 고민했다. 그러다가 인구구조 변화에 착안해 시니어 시장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실패의 경험을 통해 배운 건 무조건 성장하는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게 시니어 요양 분야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부족한 탓에 당장 창업하기엔 리스크가 컸다. 몸으로 배워보겠다는 생각으로 2000만원을 내고 한 프랜차이즈 요양보호센터의 가맹점주로 가입했다.
이 대표는 “직접 센터를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얻고 문제점도 발견했다”며 “그러면서 수기 행정 업무의 불편함, 요양 보호사 구인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했다. 한국의 요양시장이 10조원 정도로 크고,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메가 트렌드'라는 것도 다시 확신했다. 그는 센터 가맹 계약을 해지하고 한국시니어연구소를 차렸다.
"저나 최고기술책임자(CTO)나 '테크가이'들이었는데 몸으로 부딪힌 거죠. 이 시장이 우리가 '테크'를 통해 혁신시킬 수 있는 시장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는 단순 요양 서비스 제공업체가 아닌 재가요양 산업의 틀을 바꾸고 생태계를 만드는 '리딩 컴퍼니'가 되겠다고 했다. 전동침대 같은 복지용구 수입에 나서고 요양보호사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도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그는 "인프라 투자는 다른 회사들은 잘 하지 않는 전략"이라며 "경쟁사들도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국 요양 시장이 완전히 무르익지 않았는데, 인프라는 미리 구축해놓는 업체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노인이 요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며 “방문요양 시장의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실버테크 스타트업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이진열 대표(33)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니어 대상 비즈니스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른살이었던 2019년 요양 서비스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서비스로 방문요양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업 후 3년간 한국시니어연구소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만 123억원에 달한다.
팬덤 사업하던 청년, 왜 눈 돌렸을까
그가 처음부터 실버테크에 주목했던 건 아니었다. 2013년 '마이돌'이라는 팬덤 서비스로 첫 창업을 했다. 스타와 가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잠금화면을 아이템으로 내세웠다. 누적 1400만 명의 글로벌 팬들이 마이돌을 다운로드했고, 17억원의 투자도 받았지만 결과적으론 사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확실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지 못했고, 복잡한 지분구조 문제를 해결하느라 막상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뼈아픈 실패였다"고 돌아봤다.마이돌 사업을 접은 그는 앞으로 확실히 커질 시장이 어딘지부터 고민했다. 그러다가 인구구조 변화에 착안해 시니어 시장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실패의 경험을 통해 배운 건 무조건 성장하는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게 시니어 요양 분야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부족한 탓에 당장 창업하기엔 리스크가 컸다. 몸으로 배워보겠다는 생각으로 2000만원을 내고 한 프랜차이즈 요양보호센터의 가맹점주로 가입했다.
이 대표는 “직접 센터를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얻고 문제점도 발견했다”며 “그러면서 수기 행정 업무의 불편함, 요양 보호사 구인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했다. 한국의 요양시장이 10조원 정도로 크고,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메가 트렌드'라는 것도 다시 확신했다. 그는 센터 가맹 계약을 해지하고 한국시니어연구소를 차렸다.
"저나 최고기술책임자(CTO)나 '테크가이'들이었는데 몸으로 부딪힌 거죠. 이 시장이 우리가 '테크'를 통해 혁신시킬 수 있는 시장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우습게 본 사람 많았지만…
젊은 나이에 재가요양(집에서 하는 요양) 스타트업을 하면서 업계에서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너희들이 뭘 알아서 이걸 하냐'며 우습게 보거나 하대하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초창기엔 '사업 언제부터 시작했냐, 이 동네 물을 흐리는 애들 아니냐' 이렇게 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변화를 느끼고 인정해주시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어요." 그는 창업한 지 2년 반 만에 우리가 처음 가맹 계약을 했던 ‘스마일시니어’라는 브랜드를 사들였다. 가맹점주였던 그가 본사를 인수한 셈이다. 그는 한국 요양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봤다. "재가요양 사업은 요양 시장 안에서도 메이저고, 국비 지원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고령화가 더 빨리 진행된 일본엔 이미 조 단위 요양기업들이 있고, 상장사도 있습니다. 큰 기회의 땅인데 한국에선 아직 영세한 업체 위주예요."그는 단순 요양 서비스 제공업체가 아닌 재가요양 산업의 틀을 바꾸고 생태계를 만드는 '리딩 컴퍼니'가 되겠다고 했다. 전동침대 같은 복지용구 수입에 나서고 요양보호사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도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그는 "인프라 투자는 다른 회사들은 잘 하지 않는 전략"이라며 "경쟁사들도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국 요양 시장이 완전히 무르익지 않았는데, 인프라는 미리 구축해놓는 업체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노인이 요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며 “방문요양 시장의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