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선호지역 전셋값 오름세 지속 전망
새해 들어서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집값이 하향 안정 국면을 보이면서 주택 임차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공급량이 넉넉하지 못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세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특별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꾸준히 상승하는 전셋값은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아 가격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설 이후에는 봄 이사철 성수기에 진입하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세 재계약이 늘어 회전되는 전세 물건이 적고 수도권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등 전세물량 부족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난의 기세는 연휴 이후 수도권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전세시장 불안이 신도시를 거쳐 수도권 남부지역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연초에 전세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오히려 가팔라졌다.
당장 전셋집이 부족해 한두 달 사이에 수 천 만원씩 전세금이 뛰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전셋값 상승은 국지적이고 계절적인 수준의 변동이라며 뒷짐만 지다가 최근 입장을 바꿔 부랴부랴 전·월세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2년 동안 전국·수도권의 전세금은 14%나 상승해 줄곧 강보합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몇 년째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주택 수급불균형에서 기인한다.
정부가 전세난의 심각성을 알고 중소형 주택공급 확대에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공급물량이 실제 입주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1~2년 정도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전세난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집값 잡기에 어느 정도 성공하면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돌아선 것도 전세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주택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자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미루고 전세수요로 돌아서는 심리가 밑바탕에 깔려있어서다.
전세물량 공급은 계속 줄어드는 데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데다 뉴타운 등 재개발사업이 도시 곳곳에 잇따라 전세 수요가 수도권까지 몰려 소형 물량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는 신규 중소형 주택물량 감소와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 증가로 수도권 지역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면서 단기간 내 주택 입주물량 증가 등 수급여건이 개선되기 어려운데다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수요 증가, 또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 때문에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셋값의 추가 상승세가 올 한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전세난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자 주택 전세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추가 금리인상으로 일부 회복세를 보이던 매수 심리가 위축돼 시장의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으로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설 경우 연초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지난해 이상으로 가중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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