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주택시장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3월말 마지막 주 기준 지난 7주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강남권 재건축이 0.18%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고, 특히 3월 셋째주 0.36% 하락했던 강남구는 0.61% 큰 폭으로 올랐다.

그간 뚜렷한 호재 없이 재건축 단지별 사업추진속도 내지 정책 변수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왔던 강남권이 지난 3월 23일 개포지구 재정비계획안 통과라는 대형호재를 맞으면서 일대 재건축 시장은 물론 서초구, 송파구 등 유사 재건축 단지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면서 매도호가가 오르고 있는 탓이다.

물론 재정비 계획안이 통과됐어도 개포지구 전체가 일시에 재건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주택가격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주택 수요자들이 느끼는 매수가격에 대한 부담이 아직 체감적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어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재정비계획안 통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남구를 비롯한 주변 강남권 재건축 시장 분위기 상승에 일조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 이유는 송파, 서초, 강동 등 여타 강남권의 경우 개포지구와 마찬가지로 재건축 예정 단지가 폭넓게 분포해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저층 단지에서 중층 단지에 걸쳐 비슷한 연령대로 구성됐다는 것, 그 규모가 수천세대 이상으로 주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하다는 것, 그리고 개포지구 못지않게 사업성 개선을 위한 용적률 상향이나 종 상향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서초구의 반포주공 저층 단지와 반포한신 고층 단지, 송파구의 가락시영 저층 단지와 잠실주공5단지 및 장미아파트 단지, 강동구의 둔촌주공이나 고덕주공 저층 및 중층 단지가 그 예이다. 이들 단지는 지역 일대 주택가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은 물론 수천가구 이상씩 분포해 있어 택지지구 성격인 개포지구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사업성 개선이나 조합원 부담 완화를 위한 무상지분율 개선 및 용적률 상향 등이 절실히 필요한 단지들이다.

이러한 차에 등장한 개포지구의 성과(?)는 인근 유사단지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심리적 잣대로 이용되기에 충분하다. 사실 이들 단지의 영향력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강남권 주택시장의 희비가 재건축 예정 단지 아파트값의 등락에 기인해왔던 것은 이미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개포지구 재정비계획안 통과가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단지를 비롯해 용적률 또는 종 상향을 열렬히 희망하고 있는 단지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개포지구 재정비계획안 통과가 강남권 분위기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미 반포주공 재건축을 통해 대단한 경험을 했듯 재건축 단계에서 아무리 가격이 고점이라 할 정도로 높게 형성됐다고 해도 재건축 이후의 추가 가격 상승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개포지구는 학군이 우수한 강남구 요지에 위치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데다 하천(양재천)과 공원시설(개포근린, 달터공원 등)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남측 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대모산과 구룡산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쾌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전형적인 강남주거타운으로서 강남권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향후 압구정, 도곡동에 이은 신흥 부촌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현재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단지가 조합원간의 이해다툼, 사업성 문제, 재건축 절차, 정책적 호재의 부재 등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는 경우부터의 그 상승세는 무서우리만큼 거세질 수 있다. 그간 강남권 재건축 지연으로 수년간 제대로 된 공급이 거의 없었다는데서 강남권 진입수요자들이 느끼는 갈증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측면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을 만하다.

강남권 일반 매물이 가격적으로 부담이라면 신규 분양물량을 노려보는 것도 강남권 진입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올해 강남권 분양물량이 예년에 없이 상당수 쏟아질 예정으로 있어 강남권 진입의 절대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내 강남권(강남, 강동, 서초, 송파)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총 11곳 2천5백48가구(일반분양 기준)로 최근 6년내 최대 물량이자 지난해에 비해서도 25%가 증가한 물량이다. 강남권 및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 물량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아진다.

상품 유형도 다양하다. 서초구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첫 민간 아파트인 울트라건설 5백50가구(130~213㎡, 4월) 분양을 필두로 세곡지구에 SH공사 1백32가구(146㎡, 5월)가 분양되고, 위례신도시에서도 6월경 약 5백99가구 본청약이 있을 예정이다. 재건축은 성내동 미주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벽산건설에서 1백65가구(84~143㎡, 4월), 롯데건설에서는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으로 3백72가구(82~251㎡, 10월)가 일반 분양된다. 이외에도 시장 재건축이나 후분양 재건축 및 주상복합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일반 분양물량이 공급될 예정으로 있어 주택수요자들의 선택폭이 한층 넓어진 셈이다.

올해가 강남권 진입의 절대 호기라는 것은 비단 강남권에 보이는 뚜렷한 개발호재, 자산가치 상승 잠재력에 따른 투자메리트 증가, 분양물량 증가라는 이유만은 아니다. 4월 임시국회에서 추진 예정인 취득세 인하(9억원 초과 4%→2%, 9억원 이하 2%→1%, 올해말까지 한시적 적용),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대한 긍정적 논의, 재건축 절차 개선 등 소위 강남권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는 이유도 있다.

이들 모두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향후 강남권 주택시장이 재건축발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는 곧 매수타이밍을 미루고 머뭇머뭇하다간 강남권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이기도 하다.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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