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지방 주택시장을 보는 색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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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전세가는 멈출 줄 모르고, 이에 질세라 매매가도 덩달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분양시장은 말할 것도 없이 분양하는 족족 성황리에 대성공을 거두면서 연일 홈런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마치 전세, 매매, 분양시장 세 톱니바퀴가 잘 어우러져 돌아가는 기계처럼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다. 한없이 침체돼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담은 것일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이는 수도권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의 현주소를 일음한 것이다.
부산에서부터 시작한 지방 주택시장의 호황은 인근 지역은 물론 울산, 광주 등 지방 광역시까지 확대되고 있고, 점차 대전지역으로까지 북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방 온기가 수도권까지 미치기를 바라지만 그러기에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너무 냉랭하기 그지없다.
이 같은 지방 주택시장의 호황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됐을까? 일반적으로 수급 불균형, 전세가 급등 및 정책적 지원 3가지를 주된 이유로 든다.
과거 2006년~2008년 상반기경 분양시장이 호황을 이뤘던 때에 맞춰 공급이 집중된 후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미분양 속출로 이후 주택공급이 중단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됐던 점, 전세가 급등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지방 평균 70%에 달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 그리고 지방 미분양에 대한 리츠, 펀드 편입시의 세제혜택 뿐만 아니라 미분양 할인율에 따라 개인이 취득한 경우의 취득세, 양도세 감면혜택 등이 주어졌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수도권에는 없는 것들이 지방에는 분명 존재하고 이들이 원동력이 돼 지방 주택시장을 견인한 것은 맞지만 비단 그것뿐일까? 또 있다. 지방 주택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를 찾자면 이렇다.
첫째, 무엇보다 새 아파트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지방 도시는 기존 도심 주택지의 대부분이 수도권 도심 이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개념의 새로운 시가지가 조성되면서 기존 도심에 비해 교육, 도로ㆍ교통, 쾌적성 등 주택단지 외적인 주거환경은 물론 단지내 공원, 주차장, 편의시설, 평면 등 새 아파트로서의 경쟁력이 소비자들에게 어필되면서 주택수요가 급증했다. 최근 수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면서 그러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둘째, 지방의 경우 신도시가 도심 외곽에 조성돼도 기존 도심 생활권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외곽지역에 조성되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서울 또는 서울 도심이나 강남권과의 이격거리내지 접근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그 접근성에 따라 서울 주택수요가 얼마만큼 뒷받침될 수 있는지가 판가름 나고, 특히 요즘같이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는 대중교통(지하철, 광역버스 등) 편리성이 더욱 부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방은 일부 특별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도심 외곽에 새로운 주택지가 들어선다고 해도 도심과의 이격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도심권역에 도달하는데 30~40분이면 족하다. 설령 멀리 떨어져 있어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해도 교통체증 및 기름값 부담이 덜해 심리적 체감거리 역시 그다지 높지 않다.
셋째, 분양가 경쟁력이 표면적으로나마 대폭 개선됐다. 우선 2006~2008년 사이 3.3㎡당 1200~1500만원으로 고가에 분양된 아파트의 미분양 대량 발생 이후 최근 분양하는 주택은 3.3㎡당 700~900만원으로 낮아졌다. 아직도 주변 시세에 비해서는 결코 낮지 않은 분양가이지만 이전에 분양된 아파트에 비해서는 분양가가 대폭 낮아졌다는 점이 주택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또한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주택가격의 절대적인 눈높이 기준이 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상품이 없다는 것도 주택수요 유발에 일조하고 있다. 부연하면 수도권 같으면 저가로 공급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다른 분양단지 및 일반 주택에 대한 가격 비교의 절대적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웬만큼 분양가가 낮아지지 않고서는 주택수요가 꿈쩍하지 않지만 지방은 그런 절대적인 비교 상품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가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주택수요를 유발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넷째, 수도권에 비해 재건축 또는 재개발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낮다는 점이다. 수도권에서의 재개발, 재건축아파트는 절대적인 투자선호대상이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재개발, 재건축 이후의 자산가치 상승이 그리 크지 않아 투자층이 옅어 대기수요가 많지 않다.
또한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상황에서 굳이 복잡하고 투자기간이 긴 재개발ㆍ재건축 투자보다는 신규 분양물량을 더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는 주택을 투자보다는 거주수단으로 보는 관점이 수도권보다 더 크다는 것, 도심에 들어서는 주택 못지않게 쾌적한 환경에 들어서는 전원형 아파트에 대한 향수 역시 짙게 배여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위와 같은 이유와 더불어 그간의 공급부족과 전세가 상승이 맞물려 지방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방 주택시장에 전세가 급등으로 인한 투자세력이 대거 가세하고 있고, 호황을 틈타 줄었던 공급이 다시금 일시적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지방 주택시장에의 투자수요 가세는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으로 지방 주택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원동력이지만 이는 사실 지방 주택시장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투자수요 가세의 주된 동력이 바로 전세시장 불안이기 때문이다.
즉 전세가 급등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평균적으로 70%에 달하고, 세부 지역별 단지에 따라서는 80~90%에 달하게 되자 얼마 들이지 않고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한명이 수채 또는 수십채씩 주택을 구입하면서 거래 활성화가 지속됐고, 그간의 공급부족으로 덩달아 전세가도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
문제는 이들 투자자들이 적정 시점이 되면, 즉 매매가 상승세가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대량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방 주택시장이 다시 한번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도권보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ㆍ가구수 감소, 높은 주택보급률, 시장호황을 틈탄 최근의 공급 집중, 4월말로 종료된 미분양 세제 혜택 시한 종료 등 제반 여건이 결코 녹록치 않다. 작금의 시장은 호황이되 이 호황을 마냥 즐거운 눈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지방 주택시장의 현실이다.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마치 전세, 매매, 분양시장 세 톱니바퀴가 잘 어우러져 돌아가는 기계처럼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다. 한없이 침체돼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담은 것일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이는 수도권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의 현주소를 일음한 것이다.
부산에서부터 시작한 지방 주택시장의 호황은 인근 지역은 물론 울산, 광주 등 지방 광역시까지 확대되고 있고, 점차 대전지역으로까지 북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방 온기가 수도권까지 미치기를 바라지만 그러기에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너무 냉랭하기 그지없다.
이 같은 지방 주택시장의 호황은 어떤 이유에서 비롯됐을까? 일반적으로 수급 불균형, 전세가 급등 및 정책적 지원 3가지를 주된 이유로 든다.
과거 2006년~2008년 상반기경 분양시장이 호황을 이뤘던 때에 맞춰 공급이 집중된 후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미분양 속출로 이후 주택공급이 중단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됐던 점, 전세가 급등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지방 평균 70%에 달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 그리고 지방 미분양에 대한 리츠, 펀드 편입시의 세제혜택 뿐만 아니라 미분양 할인율에 따라 개인이 취득한 경우의 취득세, 양도세 감면혜택 등이 주어졌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수도권에는 없는 것들이 지방에는 분명 존재하고 이들이 원동력이 돼 지방 주택시장을 견인한 것은 맞지만 비단 그것뿐일까? 또 있다. 지방 주택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보다 더 현실적인 이유를 찾자면 이렇다.
첫째, 무엇보다 새 아파트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지방 도시는 기존 도심 주택지의 대부분이 수도권 도심 이상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개념의 새로운 시가지가 조성되면서 기존 도심에 비해 교육, 도로ㆍ교통, 쾌적성 등 주택단지 외적인 주거환경은 물론 단지내 공원, 주차장, 편의시설, 평면 등 새 아파트로서의 경쟁력이 소비자들에게 어필되면서 주택수요가 급증했다. 최근 수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면서 그러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둘째, 지방의 경우 신도시가 도심 외곽에 조성돼도 기존 도심 생활권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외곽지역에 조성되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서울 또는 서울 도심이나 강남권과의 이격거리내지 접근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그 접근성에 따라 서울 주택수요가 얼마만큼 뒷받침될 수 있는지가 판가름 나고, 특히 요즘같이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는 대중교통(지하철, 광역버스 등) 편리성이 더욱 부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방은 일부 특별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도심 외곽에 새로운 주택지가 들어선다고 해도 도심과의 이격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도심권역에 도달하는데 30~40분이면 족하다. 설령 멀리 떨어져 있어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해도 교통체증 및 기름값 부담이 덜해 심리적 체감거리 역시 그다지 높지 않다.
셋째, 분양가 경쟁력이 표면적으로나마 대폭 개선됐다. 우선 2006~2008년 사이 3.3㎡당 1200~1500만원으로 고가에 분양된 아파트의 미분양 대량 발생 이후 최근 분양하는 주택은 3.3㎡당 700~900만원으로 낮아졌다. 아직도 주변 시세에 비해서는 결코 낮지 않은 분양가이지만 이전에 분양된 아파트에 비해서는 분양가가 대폭 낮아졌다는 점이 주택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또한 지방은 수도권과 달리 주택가격의 절대적인 눈높이 기준이 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상품이 없다는 것도 주택수요 유발에 일조하고 있다. 부연하면 수도권 같으면 저가로 공급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다른 분양단지 및 일반 주택에 대한 가격 비교의 절대적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웬만큼 분양가가 낮아지지 않고서는 주택수요가 꿈쩍하지 않지만 지방은 그런 절대적인 비교 상품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가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주택수요를 유발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넷째, 수도권에 비해 재건축 또는 재개발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낮다는 점이다. 수도권에서의 재개발, 재건축아파트는 절대적인 투자선호대상이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재개발, 재건축 이후의 자산가치 상승이 그리 크지 않아 투자층이 옅어 대기수요가 많지 않다.
또한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상황에서 굳이 복잡하고 투자기간이 긴 재개발ㆍ재건축 투자보다는 신규 분양물량을 더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는 주택을 투자보다는 거주수단으로 보는 관점이 수도권보다 더 크다는 것, 도심에 들어서는 주택 못지않게 쾌적한 환경에 들어서는 전원형 아파트에 대한 향수 역시 짙게 배여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위와 같은 이유와 더불어 그간의 공급부족과 전세가 상승이 맞물려 지방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방 주택시장에 전세가 급등으로 인한 투자세력이 대거 가세하고 있고, 호황을 틈타 줄었던 공급이 다시금 일시적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지방 주택시장에의 투자수요 가세는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으로 지방 주택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원동력이지만 이는 사실 지방 주택시장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투자수요 가세의 주된 동력이 바로 전세시장 불안이기 때문이다.
즉 전세가 급등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평균적으로 70%에 달하고, 세부 지역별 단지에 따라서는 80~90%에 달하게 되자 얼마 들이지 않고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한명이 수채 또는 수십채씩 주택을 구입하면서 거래 활성화가 지속됐고, 그간의 공급부족으로 덩달아 전세가도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
문제는 이들 투자자들이 적정 시점이 되면, 즉 매매가 상승세가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대량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방 주택시장이 다시 한번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도권보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ㆍ가구수 감소, 높은 주택보급률, 시장호황을 틈탄 최근의 공급 집중, 4월말로 종료된 미분양 세제 혜택 시한 종료 등 제반 여건이 결코 녹록치 않다. 작금의 시장은 호황이되 이 호황을 마냥 즐거운 눈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지방 주택시장의 현실이다.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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