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경매시장 트렌드

최근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경매시장도 주춤한 상태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부동산 경매물량 증가와 낙찰가율 상승의 호재로 경매시장이 활기를 보였지만 지금은 전체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경매시장에서 나홀로 인기를 구가하던 소액 매물들인 연립·다세대주택도 인기가 떨어지면서 낙찰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립·다세대주택은 지난해 가을 이후 아파트 전세난 심화에 따른 투자수요로 경매 낙찰가율이 고공 행진했다. 하지만 뉴타운을 비롯한 재개발사업의 부진과 봄 이사시즌 마감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달 들어 낙찰가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경매시장은 여러 가지 참고할 만한 지표가 많다. 낙찰가율이 그중 하나다. 거래 성사 비율을 나타내는 낙찰률, 경쟁률을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 수, 호황과 불황에 대한 경매 참가자들의 판단을 알 수 있는 총 응찰자 수 등 다양한 경매 지표들이 있다. 경매를 통해 값싸게 부동산을 사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이런 기초적인 지표들부터 챙기고 경매에 접근해야 한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82%로 전달(83.5%)보다 0.8%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반면 지방 경매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이 100%가 넘는 곳이 속출할 정도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경매시장의 경우 DTI 규제를 받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 현상이 매우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정말 경매는 싼가?

전세난이 수도권 외곽으로 퍼지는 가운데 서울에서 내 집 마련에 실패한 실수요자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낙찰가율과 입찰경쟁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매는 가격분석과 권리분석 등을 자세히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가끔 경매 과열분위기와 꼭 낙찰 받겠다는 욕심으로 입찰장에서 높이 가격을 쓰는 경우 시세보다 오히려 높은 값에 낙찰 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경매 입찰자는 먼저 물건의 시세를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직접 확인해야 한다. 물건 감정을 했던 때와 시간 차가 있기 때문에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경매로 나온 아파트 단지의 시세를 꼭 확인하고 낙찰가를 정하는 것은 필수이다.

또 유찰횟수가 많을수록 물건의 가격은 내려가지만 ‘문제점’이 있을 확률이 높다. 특히 유치권(점유를 할 수 있는 권리)은 등기부등본이나 법원 물건명세서에도 나타나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즉 밀린 공사대금이나 인테리어 비용 등은 낙찰자에게 승계되므로 철저한 사전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또 아파트 경매는 대지권이 미등기로 남아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미등기 상태의 아파트는 나중에 권리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아파트 관리 등 공과금이 밀린 것은 없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부동산 경매는 철저한 권리분석과 조사 없이 낙찰을 받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초보자들은 낙찰가의 1~1.5% 정도 수수료를 아까워하지 말고 경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 급매보다 경매가 아직 싸다
급매와 경매의 공통점은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거래되는 금액대보다 급매는 3~5% 정도 싸게 살 수 있고 경매는 10∼3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급매의 경우 빚이 많거나 매도자의 급한 사정으로 신속하게 팔아야 하는 경우 최고 10% 정도까지 싸게 살 수 있지만 경매는 최대 반값까지 싸게 살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급매의 경우 부동산 소유자가 특별한 경우에만 급매물로 내놓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급매물이 쉽지 않는 특징이 있지만 경매물건은 법원에서 강제로 매각하는 부동산이기 때문에 ‘저감률’ 즉 가격이 떨어지는 횟수가 많을수록 값싸게 부동산을 장만해 부동산시장의 ‘도매상품(떨이상품)’이라고 한다. 통상 급매보다도 경매 부동산이 시세보다 현저하게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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