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창조하는 부동산자산관리] 임차인 유지가 중요한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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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빌딩 임대시장이 임대인시장에서 임차인시장으로 전환된 가운데 서울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중심업무지구)지역에서 임차인 모시기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에 신축된 을지로 C빌딩에서 파격적인 임대조건을 내걸고 중형빌딩에 임차하고 있던 임차인(보험사 영업점)을 빼간 것이다. C빌딩은 공실을 채우기 위하여 임차인의 구성 과 질적 수준을 무시(?)한 채로 생명보험 영업소를 3년 임대계약에 12개월 임대료 면제(Rent-free)조건으로 신규 유치한 것이다. 이러한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조건으로 최고급 빌딩으로 이동하게 된 임차인 입장에서는 명목 임대료가 평당 10만 원대인 사무공간을 40% 할인한 평당 6만 원대의 유효 임대료에 임차하게 되었으니 횡재한 것이다.
사실, 과거에는 영업직원이 많은 생명보험 영업소는 C빌딩과 같은 최고급 오피스빌딩에는 입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입주자 쟁탈전이 치열해지다 보니 빌딩의 ‘물 관리’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서 가능하게 된 경우일 것이다.
한편, 약 2천여 평의 사무실을 사용하던 임차인을 졸지에 잃게 된 그 중형빌딩 소유주는 한마디로 초상집이 되었다. 막판에 임대료도 낮춰주고 다른 계약조건도 완화해주겠다고 하면서 붙잡으려 했으나 모든 것이 허사였다. 이미 임차인의 마음은 그 빌딩을 떠난 후였다.
빌딩의 입지는 고정되어 있지만 임차인의 입지는 그렇지 않아서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이동할 수 있다.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는 임차인이 동일한 조건으로 우량빌딩으로 상향 이동할 수도 있는 점을 미리 알고 잘 대비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사례이다.
임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임차인시장에서는 임차인 유지(Retention)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적극적인 임대마케팅을 통하여 임차인을 유치하고 나면 그 것으로 임대인으로서의 임무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소유주들이 아직도 많다. 임차인 유지란 임대차계약 기간 동안에 임차인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임차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해당 임차인이 빌딩에 오랫동안 머물러있게 하기 위한 제반 활동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 상업용 빌딩의 공급과잉으로 임대료가 떨어지고 빌딩가치가 하락하면서 임차인 유지가 빌딩관리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빌딩 임대시장이 침체되면서 임차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익형부동산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임차인이 납부하는 임대료이다. 빌딩의 공실로 인해 임대료 수입이 줄어들게 되면 빌딩의 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임차인을 유지하는 것이 임차인을 신규로 유치하는 것보다 더 쉽고 비용도 덜 들지만, 임대인 주도시장에 익숙해 있던 건물주들에게는 아직도 요원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임차인 유지를 잘 못하여 임차인이 이탈하였을 때에는 아래와 같이 빌딩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첫째, 공실 기간 동안의 임대료 손실
둘째, 중개수수료 등 신규 임차인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셋째, 임대공간 개선공사 비용 (바닥, 벽, 천정 등 청소 및 보수비용)
넷째, 공실로 인한 빌딩의 부정적 이미지와 향후 임대마케팅의 어려움 등이다.
미국의 자료에 의하면, 신규임차인을 유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기존 임차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약 6배 더 들어간다고 한다. 부동산자산관리 활동을 통해 기존 임차인을 적극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글로벌PMC㈜ 대표이사 김 용 남, CPM & CC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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