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업종 ‘미래 가치’ 따져 투자해야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사는 박○○씨는 1년 전 서울 대학가에 있는 2층짜리 숙박업소(모텔)를 임대수익 목적으로 구입했다. 일부 금액은 대출을 얻고 나머지는 자기 자본 5억 원으로 투자했다.
건축 자재업을 하는 이 분은 다소 허름하지만 가격 싼 좋은 부동산을 샀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앞으로 좋은 자재를 들여 그럴 듯한 수익성 부동산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가족들과 주변사람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싸게 산만큼 잘 만 굴리면 매달 몇 백 만원의 고정수익을 올리는 알짜 부동산을 잡았다고 치켜 세워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막상 건물의 내 외관을 잘 꾸미고 모텔을 운영할 세입자를 찾으니 4개월이 지나도 통 임대문의 조차 뜸한 것이다. 고민 끝에 인근 영업자들에 수소문해보니 이 지역 숙박업소의 지역 특성을 너무 몰랐던 게 화근이었다.
이 지역 숙박업소들은 대부분이 정상적인 투숙객 상대보다는 주로 매춘 등 탈법 영업을 일삼는 곳이라 세입자 또한 풍기단속에 위반될 것이 두려워 세들 생각을 아예 안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근 영업자들도 내세울 것 없는 영업상 비밀내용을 굳이 친절하게 알려줄 필요가 없었다는 식이었다. 외부사람들에게 극히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 특정 업종 영업자들의 심리를 간과한 것이다.
싼 매물을 산 것도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이런 지역이다 보니 판 사람도 호가보다 싸게 팔수밖에 없었으며, 대체로 숙박업소는 호가가 높다는 것이다. 시설비가 통상 일반 상가에 비해 많이 들어 가격형성대가 비싸다는 점을 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이런 진실(?)을 알아낸 박 씨는 결국 건물 수리비는 고사하고 투자금액 보다 낮은 초급매물 가격에 팔아버리고 나왔다.
수익성 부동산이라고 모두가 큰 이익을 낼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적어도 숙박업소, 주유소, 예식장, 학원 등 특정 업종의 부동산은 반드시 인근 영업자나 유사업종 경험자들에게서 영업 자문을 구하거나 영업 노하우를 충분히 익힌 후 부동산 투자에 나서야 한다.
특정 업종의 부동산은 공동 투자나 간접 운영을 통해 경영 노하우를 먼저 쌓고 투자를 확대하는 게 좋다.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2~3명이 어울려 투자해 고정수익을 목표로 잡고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칭 전문가그룹이라고 주장하는 업체가 주최하는 특정 부동산 수익성 투자 설명회를 듣고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노후자금을 한순간의 착각으로 투자했다가 묵혀두거나 팔리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정 업종은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걸림돌이 많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셈이다.
수익성 부동산이 유행이지만 반쪽짜리 수익성 부동산이 대부분이다. 충분한 사전 조사와 전문가의 검증 등을 거친 후에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단순히 잘 될 거라는 감(感)만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투자금의 원본도 못 챙기는 낭패를 당하는 사례를 부동산 현장에서 무수히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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